서울중앙지법 파산부는 288억원의 채무를 탕감받기 위해 개인파산과 면책을 신청한 기업인 A씨(43)의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6일 밝혔다.

이전까지 법원이 내린 개인파산선고 및 면책 최고 액수는 220억원이었다.

이에 따라 수백억원대의 채무를 탕감받기 위해 기업인이 개인파산을 신청하는 것은 모럴해저드가 아니냐는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의류 제조 업체인 S물산에 지분을 투자하고 공동대표로 있던 A씨는 장기 경기 침체로 회사가 문을 닫자 빚더미 위에 앉았다.

대표로서 회사 채무에 대해 연대보증을 선 게 그 이유였다.

빚 독촉에 시달리다 못한 A씨는 지난해 4월 법원에 개인파산을 신청했다.

법원은 A씨가 변제 능력이 없는 것으로 판단해 올해 1월 최종적으로 면책 결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법 파산4단독 박상구 판사는 "예전에는 액수가 클 경우 개인파산 선고를 못받는다는 인식이 널리 퍼져 있었으나 최근 몇 년 사이 이 제도가 많이 알려지면서 A씨 같은 고액 채무자들의 신청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