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월가 대형 금융회사 10여곳에 대해 주식거래 정보유출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SEC는 최근 작년 9월 마지막 두 주 동안 행해졌던 모든 주식거래 내용을 제출하라고 금융회사들에 통보했다고 6일 뉴욕타임스 등 현지언론들이 보도했다.

조사대상 회사는 메릴린치 모건스탠리 UBS 도이치방크 등이다.

SEC가 서류제출을 요구한 기간은 작년 3분기가 끝나는 시점으로 주식거래가 아주 활발했던 시기다.

SEC가 이처럼 대대적인 정보유출 및 내부자거래 조사에 나선 것은 금융회사들이 뮤추얼펀드의 매매정보를 활용해 부당거래를 하고 있다는 소문이 사실인지를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동안 월가에서는 대형 금융회사들이 개별 주식의 주가에 영향을 크게 미치는 뮤추얼펀드의 매매동향을 미리 파악해 해당 주식을 매매해서 이득을 취했다는 얘기가 나돌았었다.

최근엔 헤지펀드에도 같은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SEC의 조사국장인 로리 리처드는 "주가가 오르거나 떨어질 만큼 다른 거래자에게 세부적인 거래 정보가 많이 전달됐는지 조사하는 게 목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형 금융회사에 대해 일정기간 조사를 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헤지펀드와 같은 주요 고객에게 주식거래 정보가 전달됐는지 알아보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어떤 특정 회사의 잘못에 대해 제보를 받아 조사하는 것이 아니라 사실을 알아보기 위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헤지펀드는 시장 거래량의 30~50%를 차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투자은행들이 최대 고객인 헤지펀드에 사전 정보를 제공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