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일 오후 서울 충무로 신세계백화점 본점 5층 여성의류 '시스템' 매장.30대 후반의 미시족 서너 명이 겨울코트를 한 손에 벗어든 채 다른 한 손에 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매장 안을 둘러봤다.

겨울철 쇼핑에 나섰다가 뜻밖의 '더운' 날씨에 지하매장부터 들러 아이스크림을 사 들고는 의류매장에 올라와 서둘러 봄옷을 고른 것.

한 겨울 속 봄 같은 날씨가 이어지면서 서울시내 주요 백화점마다 '겨울 코트 차림에 아이스크림을 들고 봄옷을 고르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 매장에서 겨울옷이 자취를 감추고,아웃도어와 골프웨어 등 야외나들이 봄옷 매출이 늘고 있다.

아이스크림 등 빙과류 매장도 붐비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에 따르면 지난 주말인 3일부터 6일까지 봄 의류 신상품 매출이 전주에 비해 30% 정도 늘어났다.

장혜진 홍보실 과장은 "작년보다 2주 앞당겨 겨울의류를 대부분 매장에서 철수시켰다"고 말했다.

현재 신세계 본점에서는 80% 이상의 겨울철 의류가 창고에 들어간 상태다.

이 백화점 본점 지하 1층 아이스크림 매장 '빨라쪼 델 쁘레또'는 지난 주말(3,4일) 이틀 동안 하루 평균 매출이 100만원에 달했다.

1주일 전보다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

이번 주 들어 지난 5,6일에도 아이스크림은 작년 겨울철 하루 평균 매출보다 25~30% 늘어난 40만~50만원어치가 팔려나갔다.

이 가게의 김혜진 매니저는 "지난 주말부터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매출이 오르고 있다"며 "특히 점심 시간인 낮 12시부터 오후 3시께까지 매출이 눈에 띄게 늘었다"고 말했다.

지하식품 생과일 주스 코너의 매출도 지난 5,6일 이틀 동안 겨울철 평균매출보다 40%가량 늘어난 하루 평균 40만~50만원어치가 팔렸다.

현대백화점도 지난 주말부터 이번 주초까지 점별로 아이스크림 매출이 15~20% 신장했다.

압구정본점 하겐다즈 코너의 경우 3~6일 나흘 동안 하루 매출이 주말 평균 250만원,평일 130만원으로 1주일 전보다 평균 50% 정도 판매량이 늘었다.

박정근 본점 식품팀 대리는 "한여름 성수기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1평 미만의 냉장고만 설치해 놓고 하는 겨울 장사치고는 제법 쏠쏠한 편"이라고 말했다.

골프웨어의 경우 포근한 날씨 덕택에 봄 신상품 입고가 조금씩 빨라지고 신상품 중심으로 수요가 늘어나면서 이달 들어 점별로 하루 평균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30%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막판 떨이행사에 한껏 기대를 모았던 모피의류 행사는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이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에서도 봄의류 신상품 매출이 이번 주 들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0% 이상 증가했고,지하 아이스크림 매장인 나뚜르와 빨라죠 코너의 최근 4일 동안 매출이 전주보다 7% 이상 늘어났다.

김동민 기자 gmkd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