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이 사실상 3개 당으로 쪼개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탈당한 의원들이 신당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각개 약진하는 모양새를 보이면서 중도실용당과 민생개혁당,당에 남을 잔류파가 꾸려갈 열린우리당으로 분화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오는 14일 전당대회 이후에도 통합신당 논의가 지지부진할 경우 또다시 의원들의 집단 탈당이 이어지면서 3개 당의 출현이 현실화될 공산이 크다는 관측이다.

김한길 의원 중심의 중도실용성향 집단 탈당파와 천정배 의원이 주축이 된 개혁성향 탈당그룹은 7일 본격적인 세 확장에 나섰다.

집단 탈당파는 가칭 '통합신당 의원 모임'이란 이름으로 다음 주 초 원내 교섭단체 등록을 하기로 했다.

이들은 당분간 교섭단체 자격을 유지하면서 중도실용개혁 노선의 정치 세력들을 충분히 끌어모은 뒤 신당 창당에 본격 돌입키로 했다.

김한길 의원은 "주말 워크숍을 거쳐 탈당파의 정체성과 비전을 정리한 뒤 12일께 원내 교섭단체를 구성해 외부 연대 가능 세력과 접촉할 것"이라며 "중도실용개혁 세력의 외연을 확대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8일 개별 탈당한 천정배 의원은 이날 우윤근 이계안 이종걸 정성호 제종길 최재천 의원과 함께 '민생정치 준비모임'을 결성했다.

천 의원은 "미래지향적 민생평화개혁 세력의 대통합 신당을 만들기 위해 뜻을 같이하는 정치권 안팎의 인사들과 협력하고 낮은 자세로 겸손하게 임하겠다"면서 "신당이든 원내 교섭단체든 비전과 정책을 중심으로 모여야 한다"고 활동 방향을 제시했다.

탈당 의원들이 차별화된 움직임을 보이며 두 그룹으로 나뉨에 따라 이들의 향후 진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정치권에선 두 그룹이 노선 차이를 극복하지 못하고 결국 갈라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열린우리당의 전대 이후 의원들이 대거 탈당한 뒤 각 진영에 합류해 한쪽은 중도실용당,다른 한쪽은 민생개혁당으로 분화될 개연성이 높다는 것이다.

당내 양대 주주인 정동영 전 의장계는 중도실용당에,김근태 의장 계열은 민생개혁당에 동참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열린우리당에는 사수파와 비례대표만 남게 되고,여당은 50 대 50 대 40의 의원 분포를 지닌 3개 당으로 쪼개질 것으로 보인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열린우리당이 전당대회 이후 당 해체 결의를 통해 대통합 신당 논의를 진척시키면 탈당파 의원들이 다시 여당을 중심으로 뭉칠 수도 있다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열린우리당은 이날 집단 탈당으로 흐트러진 당 전열을 가다듬는 데 주력했다.

정세균 당 의장 후보는 "중산층과 서민의 권익을 대변한 위대한 전통을 살려 대통합 신당을 신속·강력하게 추진하겠다"며 "방법론에서 약간의 차이가 있지만 극복하지 못할 것은 아니다.더이상 추가 탈당은 없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강동균 기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