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15대책,1·11대책 등 정부가 올 들어 내놓은 잇단 부동산 안정대책 여파로 최근 입주를 시작한 신규 단지들의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내림세를 보이는 등 약세를 보이고 있다.

새 입주 아파트의 경우 집들이가 시작되면 가격이 반짝 상승세를 보이는 게 일반적이다.

그런데 이번엔 담보대출 규제 등으로 매수세가 '꽁꽁' 얼어붙으면서 강남과 목동 등 유망지역의 입주아파트 가격이 맥을 못추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작년 11~12월에 입주를 시작한 서울·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단지 가운데 총부채상환비율(DTI)규제가 적용되는 6억원 초과 고가 아파트의 경우 입주 당시보다 가격이 지속적으로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부터 입주를 시작한 동탄신도시 시범단지 역시 매수세가 사라지면서 내림세로 반전됐다.


◆새 입주 아파트 가격 약세

7일 현지 중개업소에 따르면 매머드급 단지(2678가구)로 화제가 됐던 송파구 잠실동 레이크팰리스는 입주시기가 1·11대책과 겹치면서 집값 오름세가 멈칫하고 있다.

작년 12월28일 입주를 시작한 이후 현재 입주율이 30% 정도에 머물고 있는 이 아파트는 일부 층을 제외하고 현재 시세가 입주 당시보다 오히려 낮아진 상황이다.

34평형의 경우 작년 말 11억~12억원에 시세가 형성됐지만 현재는 10억5000만~12억원으로 평균 2500만원가량 낮아졌다.

26평형도 작년 말 7억5000만원까지 치솟았지만 최근 6억5000만원 선에 매물이 나와있다.

단지 인근 A공인 관계자는 "입주시기가 1·11대책과 맞물리면서 매수세가 끊기고 가격 상승세도 멈춘 상태"라고 전했다.

고급주상복합아파트인 목동 하이페리온2 49평형 로열층은 작년 11월30일 입주 당시 호가가 19억원 이상이었지만 현재 17억7000만원에 매물이 있다.

56평형 시세도 18억원에서 17억원으로 내려앉았다.

작년 12월1일 입주를 시작한 대치동 롯데캐슬리베 45평형은 입주 당시 시세가 18억원까지 올랐지만 지금은 17억원대로 가격이 뚝 떨어진 상태다.

인근 도곡렉슬의 입주 당시와 비교하면 프리미엄(웃돈)과 가격 상승률 수준이 크게 저조한 것이다.

지난달 말부터 입주를 시작한 동탄신도시 시범단지 아이파크 34평형도 작년 말 5억원에서 현재는 4억7000만원으로 시세가 떨어졌다.

◆강북은 실수요 중심의 상승세

이처럼 집값이 급등했던 인기 지역의 새 입주 아파트들의 가격이 약세를 보이고 있는 것과는 반대로 강북 지역의 새 아파트는 입주 이후에도 가격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어 주목된다.

서울 성북구 길음동 래미안3차 40평형의 경우 지난해 10월30일 입주 당시 시세가 5억5000만~7억6000만원이었지만 현재 6억3000만~8억3000만원으로 평균 7500만원 상승했다.

서울 노원구 월계동 롯데캐슬의 시세도 지난해 12월1일 입주 이후 상승세를 타고 있다.

46평형의 경우 지난해 11월 말 5억7000만~5억9000만원에서 현재 6억5000만~6억9000만원으로 최고 1억원 이상 올랐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