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투자자들이 7일 만에 매도 우위로 돌아선 가운데 은행주들의 상승 탄력이 떨어지고 있다.

은행업종 지수는 8일 오후 2시44분 현재 0.66P(0.18%) 밀려난 364.89를 기록하고 있다.

이달 초 단 이틀만에 10% 가까이 뛰어 오르며 시장의 상승을 주도했지만 이후 오르내림을 반복하며 보합권에 머물고 있다.

종목별로는 이 시각 현재 우리금융이 실적 개선을 재료로 2% 남짓 상승하고 있지만 국민은행이 약보합을 기록하고 있고 외환은행도 뒷걸음질치고 있다.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기업은행 등의 상승폭도 제한적이다.

연일 은행주를 사들이던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날 은행을 비롯, 보험과 증권 등 금융주들을 모두 팔아치우며 일부 차익 실현에 나서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동안 은행주들은 상대적인 밸류에이션 매력 등을 근거로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몰리면서 상승 흐름을 탄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하지만 대우증권 김정훈 연구원은 "밸류에이션으로 본다면 한국 은행주보단 일본 은행주들이 더 뛰어나다"면서 자신이 외국인이라면 지금부터는 아태 지역내 일본 금융 업종을 사겠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은행주 매집 동기가 낙폭과대였다면 상대적 밸류에이션 상단에 도달하기 전에 다른 것으로 관심을 옮길 것이란 판단이다.

김 연구원은 "한국 금리는 내려가고 있고 일본 금리는 단기적으로 올라가고 있어 일본 은행주에 호재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리가 올라가면 순이자마진도 같이 올라가기 때문에 수익성이 좋아지는 경우가 많기 때문.

그는 "기술적 분석상으로도 일본 은행주들이 단기 급락한데 따른 가격 메리트가 생겨나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지금은 덜 비싼 가격대에 있는 중국 금융주들도 이제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그는 "외국인들이 성장을 좋아한다면 중국 금융주를 다시 살 것이고 가치를 따진다면 일본 은행주를 살 것"이라며 "국내 은행주에 뭔가 특별한 것이 없다면 외국인들의 금융주 매수는 점차 약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도 최근 분석자료를 통해 "대안이 없는 상황에서 금융주들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는 모습을 보였지만 은행주의 경우 일부를 제외하곤 밸류에이션이 주가순자산비율(PBR) 1.5배를 쉽게 초과하기 힘들 것"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

반면 모건스탠리증권은 아시아 은행주들 중 국내 은행주가 최선호 대상 중 하나라고 밝혔다.

대형주를 중심으로 중국 은행들이 강한 이익 성장세를 보여주고는 있지만 국내 은행주들이 합리적인 이익 성장세에 배당수익률 상승, 매력적인 밸류에이션 등의 조합을 제공하고 있어 긍정적이란 평가다.

국민은행과 우리금융 하나금융지주 등을 모델포트폴리오 종목으로 제시했다.

다이와증권 역시 이익 안정성 개선과 밸류에이션 매력에 주목하며 국내 은행주들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시장이 이익 둔화 가능성에 지나치게 집착, 긍정적인 요인들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다이와는 "은행들이 과거 경험하지 못했던 높은 수준의 수익성을 유지해 가고 있으며 정부의 대출 규제가 오히려 경쟁 약화와 모기지론 대출 이자 상승과 같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으로 전망했다.

시장이 우려하는 부동산 가격 하락도 최소한 2009년 이후에나 나타날 것으로 관측.

기업은행을 가장 선호하는 은행주로 꼽고 국민은행과 외환은행 부산은행 대구은행 등도 선호 종목으로 추천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