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당부서로 연결해준다고 해놓고 30분,40분 동안 수화기를 들고 있게 했다"

"고객센터와 통화가 안 돼 이메일을 보냈는데 고객센터 전화번호만 계속 알려줬다"

"자동응답기로 1번 눌러라,2번 눌러라 하면서 뺑뺑이를 돌렸다"….

각종 통신 서비스에 대한 고객들의 불만이 들끓고 있다.

초고속인터넷,이동통신,케이블방송 서비스 계약을 해지하기가 담배 끊기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8일 통신위원회가 집계한 '2006년도 통신민원 접수현황'에 따르면 "업체들이 교묘하게 계약 해지를 제한하고 있다"고 신고한 민원 건수는 3484건으로 전년의 1820건에 비해 91.4%나 급증했다.

또 "온갖 핑계를 대며 고의로 계약을 지연시킨다"고 불만을 터뜨린 신고 건수는 1169건에서 1776건으로 51.9% 증가했다.

배중섭 통신위 이용자보호팀장은 "지난해 민원을 분석한 결과 계약 해지 지연과 제한에 대한 불만이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며 "서비스를 끊거나 서비스 회사를 바꾸고 싶어도 쉽지 않아 소비자 불만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한 초고속인터넷 업체의 경우 소비자가 통화 안내에 따라 고객센터 전화 106번과 내선 4번을 돌렸으나 아무도 받지 않아 계약 해지를 못했다.

이에 회사측에 이메일을 보냈으나 "106번으로 전화를 걸어 상담하라"는 회신만 돌아와 결국 신고했다.

또 다른 신고자는 인터넷 회선 2개 중 하나를 끊으려고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었으나 연결이 제대로 안 됐고 우여곡절 끝에 연결이 돼도 30분,40분간 기다리게 했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이처럼 계약 해지 민원이 폭증한 것은 사업자 간 가입 유치 경쟁이 치열해 한 번 가입한 고객을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유지하려 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업체에선 서비스 계약 해지를 어렵게 하기 위한 온갖 기술을 고객센터 직원들에게 가르친다.

심지어 모 사업자의 경우 '해지방어TF팀'을 따로 운영하고 있다.

통신위원회에 신고한 한 소비자는 "통신 서비스 계약을 해지하는 것은 담배 끊기보다 어렵고 아마 마약 끊기보다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기완 기자 dad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