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31일 오후 서울 시내에 있는 한 위스키회사의 '칵테일 만들기' 강의실.웅진식품 유재면 대표와 팀장 15명이 칵테일 만들기에 여념이 없었다.

이날 행사는 웅진식품의 독특한 기업 문화 중 하나인 'CEO는 내친구'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행사에 참가한 김정휴 해외사업팀장은 "업무상으로만 접하던 CEO를 편한 분위기에서 만나게 돼 많은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고 말했다.

'CEO는 내 친구' 프로그램은 CEO와 직원,직원 상호 간 자유로운 소통을 위해 만든 것.유 대표는 "종업원 스스로 CEO 입장에서 아이디어를 내라는 취지에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며 "좀 더 가까이서 직원들에게 내 생각을 전해줄 수 있는 데다 직원들의 아이디어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프로그램은 한 달에 한 번 신입사원은 물론 중간 간부사원에 이르기까지 전 직원들이 CEO와 함께 평일 점심시간부터 늦은 저녁시간까지 야외 스포츠를 즐기거나 다양한 여가활동을 함께 체험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여름에는 원드서핑,서바이벌 게임,클레이 사격,숲길 걷기,골프 배우기 등으로,겨울에는 케이크·쿠키 만들기,볼링 배우기 등 실내활동 위주로 운영된다.

이번 달 주제는 '와인 배우기'.벌써부터 참가 희망자가 줄을 잇고 있다.

웅진식품만의 독특한 기업문화를 느낄 수 있는 또 하나의 프로그램은 'AML(All Marketing Leader) 제도'.이 제도는 직원들이 톡톡 튀는 신상품 아이디어를 제안하면 이를 검토해 상품화하는 것.제안자에 대해 매출액이 100억원 이상 올라가면 매출의 0.3%,50억원 이상 0.2%,30억원 이상 0.1%의 포상금을 준다.

지난해 출시됐던 식초음료 '그녀의 초심' 등은 AML을 통해 나온 제품이다.

식초음료 제안자인 전광대 대리는 "AML제도로 자유로운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은 물론 보상까지 보태져 동료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눈에 불을 켜고 있다"고 전했다.

웅진식품은 올해 또 하나의 기업문화를 도입해 운영키로 했다.

'Together Day'.이 프로그램은 상하좌우 벽 허물기의 하나로 팀 간 자매결연을 맺고 3개월간 밥상미팅을 가지며,3개월차에는 일명 'half-free day'로 반나절 자유롭게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을 갖는 제도.유 대표는 "변화하지 않는 조직은 죽는다"며 "무엇보다 본부 간,팀 간 이기주의를 극복하고 상호 협력하는 조직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남궁 덕 기자 nkdu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