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그룹이 조석래 회장(72)의 세 아들에 대한 동반 승진을 단행,경영 일선에 전진 배치했다.

또 이상운 ㈜효성 사장(55)은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에 따라 효성 3세들의 경영승계 작업은 본격화될 전망이며 전문경영인인 이 부회장의 그룹 총괄 역할에도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효성은 3세 형제들 및 이 부회장의 승진을 비롯해 총 38명에 대한 임원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고 8일 밝혔다.

이번 인사에서 조석래 회장의 장남 조현준 ㈜효성 부사장(39·무역PG장)과 함께 차남인 조현문 전무(38·전략본부 겸 전력PU장),3남 조현상 상무(36·전략본부)는 한 계단씩 올라 각각 사장,부사장,전무로 승진했다.

2003년 일괄 승진했던 효성 3세들은 4년 만에 승진하면서 경영 일선에서 책임경영의 큰 축을 맡게 됐다.

조현준 신임 사장은 무역PG를 맡아 환율 하락 등의 악조건 속에서도 지난해 외형을 50% 이상 성장시키는 놀라운 사업수완을 발휘했다.

외환위기 당시에는 그룹의 주력 4사를 합병하는 혁신적인 구조조정 프로젝트를 도입,위기 극복에 앞장서기도 했다.

조현문 부사장은 중공업부문의 장기 비전을 수립하고 지난해 중국 남통우방변압기사(社)를 인수,해외진출을 가속화했다.

특히 조 부사장은 효성의 25개 사업부문 중 가장 많은 이익을 거둬 주목을 받았다.

조현상 전무는 지난해 효성 측 협상단 대표로 미국 굿이어와 32억달러 규모의 타이어코드 장기공급 계약을 주도했으며 굿이어의 해외 타이어코드 공장 4곳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일등공신 역할을 해냈다.

2002년 사장으로 승진한 이후 ㈜효성 대표이사와 그룹 최고운영책임자(COO)로서 경영을 총괄해온 이상운 부회장은 효성의 글로벌화를 이뤄내고 타이어코드,중전기,스판덱스 등 주력사업의 확대를 이끌어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효성그룹 관계자는 "이번 인사는 철저히 능력과 사업성과를 중시하는 인사원칙을 적용했다"며 "신임 임원의 평균 연령이 지난해 48.2세에서 43.7세로 젊어진 것도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전경련 회장 후보로 거론되는 조석래 회장의 개인적인 여건도 이번 인사에 일정 부분 반영됐다는 분석이다.

조 회장이 전경련 회장단 내에서 강신호 회장 다음의 연장자로서 유력한 회장 후보로 떠오르면서,안정적인 그룹 경영을 유지하면서 대외활동의 보폭을 넓히기 위한 포석이라는 것.재계의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전경련 등 대외활동의 보폭을 넓히는 과정에서,그룹 실무를 총괄하는 실세 부회장을 두고 3세들의 경영승계에도 속도를 내기 위한 복합적인 의미의 인사로 보인다"고 말했다.

장창민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