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이 중국 베이징에 현지 법인을 설립하고 국내에서 쌓아 온 프라이빗 뱅킹(PB) 영업 노하우를 활용해 현지 부자들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연내 납입 자본금 20억위안(2417억원) 규모의 현지 법인인 '중국하나은행'을 설립한다고 8일 밝혔다.

하나은행은 이달 내 국내 은행 중 처음으로 중국 당국에 현지법인 설립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외국계 은행이 중국에서 현지인에 대한 위안화 소매 영업을 하기 위해선 법인을 설립해야 한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할 중국하나은행은 기존 영업점인 상하이와 선양 지점뿐 아니라 하나은행이 현지 법인을 인수해 자회사로 갖고 있는 칭다오국제은행 본·지점 및 사무소를 네트워크로 흡수하게 된다.

하나은행은 또 톈진 광저우 난징 등에 매년 추가로 지점을 개설,2014년까지 총 12개의 지점을 설치할 예정이다.

중국하나은행은 신흥 부자들이 급증하고 있는 상황에 주목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 PB 영업에 역점을 둔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중국하나은행에 PB 고객을 담당할 수신 전담부서를 신설키로 했다.

또 중국인 개인 고객과 기업 고객에 맞는 전용 여신 상품을 개발할 여신 전담부서도 두기로 했다.

김종열 하나은행장은 "중국은 2008년 베이징올림픽을 거치면서 안정적이고 높은 경제성장률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하나은행의 강점인 PB 자산관리 시스템과 리스크 관리 시스템을 접목시켜 본격적으로 중국 현지인 대상 영업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하나은행은 현재 추진 중인 동북 3성 현지 은행 인수 작업도 마무리해 2015년까지 중국 베트남 인도를 연결하는 '동아시아 글로벌 리딩 금융그룹'으로 성장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하나은행 외에도 우리은행이 지난달 21일 베이징에서 중국 영업전략 회의를 열고 중국에 자본금 3억~5억달러 규모의 현지 법인을 설립키로 하는 등 국내 은행의 중국 진출이 빨라지고 있다.

우리은행은 현지법인 설립과 함께 베이징 상하이 선전 수저우(상반기 개점 예정) 등 4개 지점을 현지법인 소속 영업점으로 전환,중국 소매 시장을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신한은행과 기업은행도 중국 현지법인 설립을 검토하고 있으며 농협은 올 하반기 중 상하이에 지점을 설립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광저우 사무소의 지점 전환을 추진 중이다.

은행권의 한 관계자는 "중국은 이제 막 소매 영업이 꽃피기 시작해 기회가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국내 은행들끼리의 출혈 경쟁은 자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