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구 기자의 맛따라 길따라] 속초 … 네가 속초의 막국수 맛을 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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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초에서 바다를 보며 7번 국도를 달린다.
겨울바다의 상쾌함처럼 잊을 수 없는 맛이 있다.
고성의 '백촌막국수'(033-632-5422).
'무슨 막국수 한 그릇 먹으러 속초까지 달려 가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 번 맛보면 중독될 수밖에 없는 백촌막국수이기에 그럴 수 있다.
속초에서 고성으로 가다 보면 아야진항을 지나쳐 오른쪽에 명승카센터가 나온다.
이 카센터를 지나자마자 우측으로 빠져 지하도로 좌회전해 올라가면 백촌막국수 간판이 보인다.
외진 곳이라 찾기가 쉽지 않다.
주인이 살고 있는 양옥집 뒤편에 식당이 있다.
실내는 허름하지만 겨울 햇살이 잘 들어 온화한 기운이 감돈다.
메뉴판의 제육이 눈길을 붙잡는다.
작은 것이 7000원인데 3명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다.
반찬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게 빨간 색의 무침이다.
얼핏 보면 무말랭이를 무쳐 놓은 듯하지만 실은 '명태식해'다.
숙성이 잘 된 백김치 위에 제육을 올린 뒤 명태식해를 얹어 일명 '백촌식 삼합'을 만들어 먹는다.
잡내 없는 고기 맛이 좋고,아삭아삭 씹히는 백김치도 일품이다.
명태식해는 간이 입에 딱 맞는다.
곧 추가할 수밖에 없는 맛에 입이 즐겁다.
다음은 막국수(5000원)를 먹을 차례.
"너를 먹기 위해 1년을 기다렸다"는 일행의 말에 가슴이 뛴다.
막국수와 함께 동치미가 나오는데 이 동치미가 겨울이면 이집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탄산음료처럼 톡 쏘면서 시원한 국물맛에 입안이 개운하다.
전라도에서 '싱건지'라고 부르는 시큼한 '동치미' 맛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이다를 첨가해서는 도저히 날 수 없는 깊은 맛이다.
식도락가들이 왜 열광하는지 알 만하다.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3개월간 동치미 맛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동치미는 여름철에도 있지만 만드는 재료부터 다르다.
둘둘 말아 올린 막국수에 동치미를 붓는다.
햇메밀로 뽑은 면이라 향미가 그만이다.
막국수에 백김치와 명태식해를 넣어 먹기도 한다.
시원한 동치미 막국수 한 그릇이 여행의 피로를 한 방에 날려 버린다.
다시 7번 국도를 타고 강릉으로 1시간가량 내려간다.
'커피의 성지'로 불리는 '보헤미안'(033-662-5365).
이곳 주인 박이추씨는 재일교포로 한국 원두커피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그가 추출한 커피는 구수하다.
한 잔에 5000원이지만 다른 커피로 '리필'을 해주기 때문에 2500원인 셈이다.
커피향에 빠져 느긋한 오후 한때를 보낸다.
저녁은 속초로 올라오는 길에 양양군 남애항에서 먹는다.
바닷가로 왔으니 회 한 접시 안 먹을 수 없다.
남애항의 '돌바위횟집'(033-671-7537)에서 7만∼10만원이면 3∼4명이 배부르게 회를 즐길 수 있다.
딸려 나오는 오징어 해삼 멍게 조개 도치 등이 싱싱하다.
횟감이 좋으니 마지막 매운탕도 다 먹게 된다.
속초의 숙소는 한화리조트(033-635-7711).
아침식사는 한화리조트 인근에 있는 '최옥란할머니순두부'(033-635-0322)에서 순두부를 먹는다.
오전은 한화리조트에 최근 들어선 역사드라마 '대조영' 촬영장소인 '설악 씨네라마'를 관람한다.
속초관광호텔 뒤편에서 '줄배'를 타고 아바이마을로 들어간다.
바닥에 달린 줄을 끌어당기면 배가 움직인다.
60여m를 왕복하는 줄배 비용은 1인당 400원.아바이마을에는 함경도에서 피난온 분들이 순대와 냉면을 판다.
단천식당(033-632-7828)에서 명태회무침을 얹은 함흥냉면 맛을 놓치면 후회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
겨울바다의 상쾌함처럼 잊을 수 없는 맛이 있다.
고성의 '백촌막국수'(033-632-5422).
'무슨 막국수 한 그릇 먹으러 속초까지 달려 가느냐'고 반문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한 번 맛보면 중독될 수밖에 없는 백촌막국수이기에 그럴 수 있다.
속초에서 고성으로 가다 보면 아야진항을 지나쳐 오른쪽에 명승카센터가 나온다.
이 카센터를 지나자마자 우측으로 빠져 지하도로 좌회전해 올라가면 백촌막국수 간판이 보인다.
외진 곳이라 찾기가 쉽지 않다.
주인이 살고 있는 양옥집 뒤편에 식당이 있다.
실내는 허름하지만 겨울 햇살이 잘 들어 온화한 기운이 감돈다.
메뉴판의 제육이 눈길을 붙잡는다.
작은 것이 7000원인데 3명이 먹어도 충분한 양이다.
반찬 가운데 눈길을 끄는 게 빨간 색의 무침이다.
얼핏 보면 무말랭이를 무쳐 놓은 듯하지만 실은 '명태식해'다.
숙성이 잘 된 백김치 위에 제육을 올린 뒤 명태식해를 얹어 일명 '백촌식 삼합'을 만들어 먹는다.
잡내 없는 고기 맛이 좋고,아삭아삭 씹히는 백김치도 일품이다.
명태식해는 간이 입에 딱 맞는다.
곧 추가할 수밖에 없는 맛에 입이 즐겁다.
다음은 막국수(5000원)를 먹을 차례.
"너를 먹기 위해 1년을 기다렸다"는 일행의 말에 가슴이 뛴다.
막국수와 함께 동치미가 나오는데 이 동치미가 겨울이면 이집을 그리워하게 만든다.
탄산음료처럼 톡 쏘면서 시원한 국물맛에 입안이 개운하다.
전라도에서 '싱건지'라고 부르는 시큼한 '동치미' 맛과는 차원이 다르다.
사이다를 첨가해서는 도저히 날 수 없는 깊은 맛이다.
식도락가들이 왜 열광하는지 알 만하다.
12월부터 이듬해 2월까지 3개월간 동치미 맛이 가장 맛있다고 한다.
동치미는 여름철에도 있지만 만드는 재료부터 다르다.
둘둘 말아 올린 막국수에 동치미를 붓는다.
햇메밀로 뽑은 면이라 향미가 그만이다.
막국수에 백김치와 명태식해를 넣어 먹기도 한다.
시원한 동치미 막국수 한 그릇이 여행의 피로를 한 방에 날려 버린다.
다시 7번 국도를 타고 강릉으로 1시간가량 내려간다.
'커피의 성지'로 불리는 '보헤미안'(033-662-5365).
이곳 주인 박이추씨는 재일교포로 한국 원두커피계의 살아있는 전설로 불린다.
그가 추출한 커피는 구수하다.
한 잔에 5000원이지만 다른 커피로 '리필'을 해주기 때문에 2500원인 셈이다.
커피향에 빠져 느긋한 오후 한때를 보낸다.
저녁은 속초로 올라오는 길에 양양군 남애항에서 먹는다.
바닷가로 왔으니 회 한 접시 안 먹을 수 없다.
남애항의 '돌바위횟집'(033-671-7537)에서 7만∼10만원이면 3∼4명이 배부르게 회를 즐길 수 있다.
딸려 나오는 오징어 해삼 멍게 조개 도치 등이 싱싱하다.
횟감이 좋으니 마지막 매운탕도 다 먹게 된다.
속초의 숙소는 한화리조트(033-635-7711).
아침식사는 한화리조트 인근에 있는 '최옥란할머니순두부'(033-635-0322)에서 순두부를 먹는다.
오전은 한화리조트에 최근 들어선 역사드라마 '대조영' 촬영장소인 '설악 씨네라마'를 관람한다.
속초관광호텔 뒤편에서 '줄배'를 타고 아바이마을로 들어간다.
바닥에 달린 줄을 끌어당기면 배가 움직인다.
60여m를 왕복하는 줄배 비용은 1인당 400원.아바이마을에는 함경도에서 피난온 분들이 순대와 냉면을 판다.
단천식당(033-632-7828)에서 명태회무침을 얹은 함흥냉면 맛을 놓치면 후회한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