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축제의 꽃이라는 일본 삿포로 눈축제장에 줄지어 서 있는 눈사람들. 자세히 들여다보면 눈사람이라고 다 같은 눈사람은 아니다. 만든 사람에 따라 각자의 이름과 사연, 그리고 태어난 날도 있다.

누구나 어린 시절, 아침에 잠에서 깨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덮인 것을 발견하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밖으로 뛰어나간 추억을 갖고 있다. 시린 손을 호호 불며 눈을 돌돌 굴리면 커져가던 눈덩이. 그 크기만큼 동심은 즐거움에 들뜨곤 했다.

짧아지는 겨울만큼 눈 구경하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골목의 눈사람은 더이상 요즘 아이들의 기억 속엔 존재하지 않는다. 눈의 천국이라는 삿포로의 눈사람도 언젠가 아련한 추억으로 남을지 모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