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파도2'는 여운계와 김을동,김지영 등 탄탄한 연기력을 갖춘 중년 배우들의 '할머니' 역할에 초점을 맞춘 영화다.

마파도란 외딴 섬을 공간 배경으로 하기에 주인공 할머니들은 당연히 몸뻬를 입고 나온다.

몸뻬라고 하면 억척 어머니의 상징으로 지금도 널리 알려져 있다.

시골이나 시장 등에서 막일을 하는 나이든 할머니들이나 아주머니들이 아직도 작업복으로 즐겨 입는 옷으로,허리는 고무줄로 됐고 바지통은 넓으며 밑단은 잘록하게 조여진 스타일이다.

일본말의 'もんぺ(몸뻬)'를 그대로 옮긴 말로,1940년대 일제가 전시체제를 표방하면서 노동의 강도를 높이기 위해 강요한 옷이었다.

긴 치마에 저고리가 일상복이던 당시 마치 속바지 같은 몸뻬를 겉옷으로 입으라는 지시는 일반 여성들에게 거부감을 줬다.

반발이 심해지자 일제는 몸뻬를 입지 않으면 관공서나 공공장소에 출입을 못하게 했으며,전차와 버스의 승차도 금지했다.

몸뻬가 우리 생활 속에 자리잡은 것은 1950년대 한국전쟁과 1960∼70년대의 새마을운동의 영향이 컸다.

일제에 의해 강요됐던 '망측한 옷'이 어려운 현실 극복을 위한 노동복이 됐던 것이다.

몸뻬에도 디자인이 있고,유행이 있다.

꽃무늬 줄무늬 물방울무늬 동물무늬 등 다양한 무늬와 빨간색 파란색 초록색 자주색 등 여러 색상이 있다.

밑단이 일반 바지처럼 된 바지 몸뻬,밑단에 고무줄을 댄 소시지 몸뻬,몸에 딱 달라붙는 쫄쫄이 몸뻬 등 나름대로 스타일도 있다.

하지만 요즘 젊은 엄마들은 몸뻬보다 날씬한 청바지나 트레이닝복 바지를 작업복으로 선택한다.

헐렁해야만 일하기 편한 옷으로 여겨지던 시대는 갔고,이젠 몸매와 활동성을 동시에 고려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젊고 예쁜 여배우들이 억척스런 시골아낙을 연기하기 위해 몸뻬를 입고 드라마에 나와도 우린 신기한 눈초리로 바라보게 됐다.

유미하(패션 칼럼니스트) mihar@magic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