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갓 사업을 시작한 서른여섯살의 아들.창의력 컨설팅회사 라이트마인드커뮤니케이션즈를 세운 그는 여러가지 어려움에 직면하자 글로벌 기업 플롬파트너즈의 현직 CEO이자 포드햄 경영포럼 창립자인 아버지에게 조언을 구한다.

최근 번역된 '100마일의 산책'(샌더 플롬·조나던 플롬 지음,정준희 옮김,북스넛)은 이들이 함께 여행하며 나눈 경영과 리더십,인생철학 이야기를 담고 있다.

65세인 아버지는 산책길에서 리더의 핵심 덕목들을 자기 경험과 다른 사람들 얘기를 통해 들려주고,아들은 아버지의 조언에 자신의 견해를 더해가며 9가지 지혜를 하나씩 체득한다.

첫 번째 산책길인 뉴올리언스에서 아버지는 '사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아이디어가 이끌 때 사람들은 따른단다." 리더 자신이 먼저 아이디어를 내놓고 이로써 사람들을 이끌 때 성과가 좋아지며 그 결실에 따라 보상도 충분히 하라는 것이다.

두 번째 산책 장소는 뉴욕의 센트럴 파크.분주하게 움직이는 사람들을 보며 아버지는 그들이 과연 명확한 목적의식을 갖고 바삐 움직이는 것인지를 묻는다.

"항해를 시작하기 전에 방향부터 정해라."

다음 산책길에서는 제임스 페트릭 킨니의 시 '마음이 차가운 자들'을 들려준다.

추운날 모닥불 주변에 모여앉은 다섯 사람이 자신의 장작을 서로 먼저 던져넣기 싫어 버티다 결국 얼어죽는 내용.이를 통해 아버지는 '열정'의 의미를 되새기게 해준다.

"리더는 자신의 장각을 먼저 모닥불에 던짐으로써 어떻게 열정에 불을 지필 수 있는지,어떻게 그 불이 계속 타오르도록 할 수 있는지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수 있는 사람이란다.

너의 장작을 먼저 던져넣어라."

그 다음 길에서는 조주 선사의 일화와 함께 '결과는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는 교훈이 나온다.

"탁월한 성과는 오로지 한 가지씩 집중하는 데서 나온다."

계속해서 '끈기-안 되는 것은 오늘 뿐,한계란 자신의 마음속에 있고 무슨 일이든 끈기 유무에 따라 엄청난 차이를 보인다''시각-미래의 입장에서 현재를 바라보라''편집증-공에서 눈을 떼지 마라''원칙-리더를 떠받치는 근원적인 힘'등의 가르침이 이어진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을 아우르는 마지막 지침 '실행-결코 미루지 마라'가 대미를 장식한다.

경영과 리더십의 딱딱한 주제를 부자간의 편안한 관계와 산책이라는 형식에 잘 녹여낸 책이다.

이들은 다음 여정으로 '아시아 자전거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

254쪽,1만2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