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없는 사랑과 안식은 없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다.

깊이 넓게 겪을수록 당신은 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 다른 무엇에도 매이지 말자.타인이 기억하는 나로부터 자유로워지자."

법무부 장관을 거쳐 현재 외교통상부의 여성인권대사와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 고문 변호사를 맡고 있는 강금실씨(50)가 첫 산문집 '서른의 당신에게'(웅진하우스刊)를 통해 자신의 삶과 생각들을 털어놓았다.

이 책에는 판사 재직시절,좋아하는 문학작품과 영화 음악,장관 시절의 고뇌,주변 사람과의 따뜻한 인연,인생관 등이 두루 실려있다.

강씨가 문래동 남부지원에서 처음 법원 근무를 시작했을 때 사소한 학생들 시위사건도 꼭 잡아넣어야만 한다고 야단하는 그런 시절 시위중 돌멩이를 던진 대학생들을 풀어줬던 일,장관 재직 시절 검사들의 솔직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어깨동무를 하고 '사랑으로'를 불렀던 일 등도 담겨 있다.

강씨는 기형도의 시집을 읽다 울음을 터뜨렸던 일과 대학교 1학년 초봄에 빨간 치마에 빨간 스타킹,빨간 구두를 신고 다니기도 했다며 자신의 문화예술에 대한 취향과 색채에 대한 몰입을 풀어놨다.

강씨는 서문에서 "왜 글을 쓰냐고 물으면 그냥 쓰고 싶어서라는 말밖에 달리 할 답이 없다"며 "착지할 자리를 찾아 불안하게 흔들리던 청춘.거기 삶이 시작되었던 나이는 돌이켜보니 서른 즈음이었다"고 적었다.

장관직에서 물러나 살풀이를 취미로 한다고 해 사람들을 놀라게 했던 저자는 전통춤 외에 판화,클래식 기타,피리,장구,북,요가,단학,재즈댄스,판소리,민요,성악까지 배웠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에게 꼭 필요한 운전 면허는 아직도 따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조금 먼저 와서 한숨 돌리는 나이 오십의 내 작은 이야기들이 같이 숙제를 풀어가듯 길을 찾는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