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뼛조각 박스만 반송" 타협案에 美 "검역 당국은 관여 말라" 강경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미국산 쇠고기 수입검역과 관련된 한국과 미국의 기술협의가 지난 7~8일 열렸으나 아무런 성과없이 끝났다.
겉으로 보기에는 한국과 미국이 서로 주장을 팽팽히 내세우며 대립했지만,실제로는 한국측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양보를 한 협상이었다.
그런데도 미국측은 "뼛조각 문제는 수입업자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한국의 검역당국은 손을 떼라"는 식의 강경일변도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해 뼛조각이 일부 검출된 것을 이유로 쇠고기 수입물량 전부를 반송·폐기 처분했던 한국 검역당국의 조치를 계속 문제삼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검역당국 관여하지 마라"
한국측 수석대표였던 이상길 농림부 축산국장은 9일 공식 브리핑에서 "미국측은 가공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들어가는 뼛조각의 경우 '위생' 문제가 아니라 '품질'의 문제인 만큼 한국 검역당국이 관여하지 말고 수출-수입업자들이 알아서 하도록 놔두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뼛조각은 어차피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입업자들이 알아서 제거할 터이니 한국 검역당국은 빠지라는 얘기다.
미국은 이틀 동안의 협의 과정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실질적으로 유통시키는 이득을 챙기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뼛조각 발견을 이유로 수입 자체를 금지했던 한국측의 태도를 더욱 문제삼았다.
이에 따라 한국측은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에서 유통시켜주겠다고 양보했으나 미국측은 강경한 태도를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미국측은 또 지난해 12월 반송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다이옥신이 허용치 이상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쇠고기 뼛조각이 아니라 한국 정부의 신뢰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된 '이상한' 협의였다.
◆한·미 FTA에 걸림돌 될 수도
전수 검사를 하되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만 부분적으로 반송하겠다는 한국측 제안을 미국이 거부함에 따라 쇠고기 기술협의는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다.
한·미 양측은 "견해 차이로 합의를 보지 못하고 다음 기회에 더 논의키로 했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으나 뼛조각 수입을 전면 허용하라는 미국측 입장이 확인된 이상 추가적인 협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미 수많은 국민들에게 뼛조각 수입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마당에 맥없이 미국측에 양보했다가는 엄청난 질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상원의원들은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을 앞두고 이태식 주미대사에게 쇠고기 수입 재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민주당의 맥스 보커스(몬태나) 재무위원장과 공화당의 찰스 그래슬리(아이오와) 의원 등 쇠고기생산지역 출신 상원의원 7명은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시장 개방을 계속 거부한다면 미 의회에서 FTA가 통과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
겉으로 보기에는 한국과 미국이 서로 주장을 팽팽히 내세우며 대립했지만,실제로는 한국측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겠다는 양보를 한 협상이었다.
그런데도 미국측은 "뼛조각 문제는 수입업자가 알아서 할 일"이라며 "한국의 검역당국은 손을 떼라"는 식의 강경일변도로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해 뼛조각이 일부 검출된 것을 이유로 쇠고기 수입물량 전부를 반송·폐기 처분했던 한국 검역당국의 조치를 계속 문제삼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었다.
◆"한국 검역당국 관여하지 마라"
한국측 수석대표였던 이상길 농림부 축산국장은 9일 공식 브리핑에서 "미국측은 가공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들어가는 뼛조각의 경우 '위생' 문제가 아니라 '품질'의 문제인 만큼 한국 검역당국이 관여하지 말고 수출-수입업자들이 알아서 하도록 놔두라고 요구했다"고 말했다.
뼛조각은 어차피 먹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수입업자들이 알아서 제거할 터이니 한국 검역당국은 빠지라는 얘기다.
미국은 이틀 동안의 협의 과정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실질적으로 유통시키는 이득을 챙기려고 노력하기보다는 뼛조각 발견을 이유로 수입 자체를 금지했던 한국측의 태도를 더욱 문제삼았다.
이에 따라 한국측은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를 제외하고는 모두 국내에서 유통시켜주겠다고 양보했으나 미국측은 강경한 태도를 조금도 누그러뜨리지 않았다.
미국측은 또 지난해 12월 반송된 미국산 쇠고기에서 다이옥신이 허용치 이상 검출됐다고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쇠고기 뼛조각이 아니라 한국 정부의 신뢰 문제가 더 크게 부각된 '이상한' 협의였다.
◆한·미 FTA에 걸림돌 될 수도
전수 검사를 하되 뼛조각이 발견된 박스만 부분적으로 반송하겠다는 한국측 제안을 미국이 거부함에 따라 쇠고기 기술협의는 상당한 어려움에 봉착하게 됐다.
한·미 양측은 "견해 차이로 합의를 보지 못하고 다음 기회에 더 논의키로 했다"고 공식 입장을 발표했으나 뼛조각 수입을 전면 허용하라는 미국측 입장이 확인된 이상 추가적인 협의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정부가 이미 수많은 국민들에게 뼛조각 수입은 절대 하지 않겠다고 공언한 마당에 맥없이 미국측에 양보했다가는 엄청난 질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미국 상원의원들은 11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7차 협상을 앞두고 이태식 주미대사에게 쇠고기 수입 재개를 촉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민주당의 맥스 보커스(몬태나) 재무위원장과 공화당의 찰스 그래슬리(아이오와) 의원 등 쇠고기생산지역 출신 상원의원 7명은 "한국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시장 개방을 계속 거부한다면 미 의회에서 FTA가 통과되기 어렵다"고 경고했다.
현승윤 기자 hyuns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