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야채,초콜릿 등 먹거리 성분을 첨가한 화장품이 봇물을 이루고 있다.

'중금속 화장품' 파문의 여파로 안전한 화장품을 찾는 여성이 늘면서 피부에 좋다고 알려진 식품 성분을 넣은 제품이 인기를 끌고 있는 데 따른 것. 업체들은 '맛있는 화장품'을 제품 컨셉트로 잡고,제품명에 '애플 라인''딸기 요거트 팩' 등 원료명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 '음식 마케팅'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LG생활건강 '캐시캣'은 지난해 11월 사과즙을 넣은 기초 화장품 제품군 '애플라인'을 내놨다. 애플라인은 출시 첫 달 1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린 데 이어 지난해 12월 2억2000만원,올 1월 들어서는 3억5000만원어치가 팔리는 등 매달 평균 70%대의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 있다.

모든 제품에 먹거리 성분을 넣어 만드는 중저가 화장품 '스킨푸드'가 지난해 12월 초콜릿 성분을 첨가해 내놓은 보디워시 신제품도 대박 상품 대열에 합류했다. 일반 보디클렌저 제품보다 3배 가까이 잘팔린다. 식품을 넣은 화장품이 인기를 끄는 것은 화장품 안전에 대한 관심이 그 어느 때보다 높아졌기 때문이다. 김희선 캐시캣 브랜드매니저는 "고객들 사이에서 '먹어도 될 정도니 얼마나 안전하겠어'라는 인식이 자리 잡으며 판매량이 빠르게 늘고 있다"며 "특히 사과가 피부에 좋은 과일로 알려져 있는 점도 매출 신장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식품 성분 화장품의 인기가 검증되자 '맛있는 화장품'을 모토로 한 신제품도 줄을 잇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라네즈'는 이달 들어 기존 '딸기 요거트 팩' 제품의 요거트 함량을 두 배 늘린 제품을 개당 2만원에 내놨다. 스킨푸드는 올 봄 아예 입술에서 초콜릿 맛이 나도록 한 립스틱 1만개를 한정 상품으로 생산할 계획이다. 수입 화장품을 모아 파는 인터넷 쇼핑몰 '스킨알엑스'는 5월까지 한 달에 두 번씩 '맛있는 화장품' 기획전을 연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