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일산 등 1990년대 초반에 지어진 1기 신도시의 아파트 부녀회와 반상회 등의 모임에서 리모델링이 연일 화젯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아파트 리모델링이 가능한 건축연한이 다음 달부터 20년에서 15년으로 단축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리모델링을 하고 싶어도 그 방법을 몰라 망설이는 아파트 단지들이 많다.

리모델링을 한 사례가 적은 데다 규정이나 절차가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다.

리모델링의 모든 것을 알아본다.



◆15년 뒤부터 리모델링 가능

다음 달부터 시행될 주택법 시행령(제37조) 개정안에 따르면 아파트 '사용 검사'를 받은 후 15년이 경과된 경우에 리모델링을 할 수 있다.

사용검사는 입주를 하기 위한 조치로 지방자치단체에서 사용승인 필증을 주는 '준공'과 같은 의미다.

사용승인이 지연돼 임시사용승인을 받아 입주한 경우에는 임시사용승인 날짜가 리모델링 연한을 계산하는 기준이 된다.

따라서 리모델링은 사용승인일이나 임시사용승인일 이후 15년이 지난 뒤부터 가능하다.

◆소유자 80% 동의로 사업 추진

주택법(42조)에는 조합이나 소유자(주민) 전원의 동의를 얻은 입주자대표회의가 시장·군수·구청장의 허가를 받아 리모델링을 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하지만 소유자 전원의 동의를 받는 것은 현실적으로 거의 불가능해 조합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실질적인 주체가 될 전망이다.

조합 설립을 위해서는 전체 소유자 3분의 2 이상의 동의가 필요하다.

이후 일반 주택사업의 사업승인과 비슷한 개념인 '행위 허가' 신청을 위해서는 조합설립 변경이 필요한데,이를 위해서는 소유자 5분의 4 이상 동의와 동별 3분의 2 이상 동의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

◆면적은 최대 30% 늘릴 수 있어

리모델링 증축 범위는 주택법 시행령(제4조의2)에 '세대 주거전용면적의 10분의 3(30%) 이내'로 정해져 있다.

전용 면적이 40평이라면 최대 12평까지 늘릴 수 있다는 말이다.

리모델링 관련법이 처음 나왔을때는 최대 9평까지만 늘릴 수 있었지만 건설교통부가 2005년 8월 리모델링 확산을 위해 '최대 9평' 규정을 뺐다.

또 계단,엘리베이터,1층 로비 라운지 등의 공용부분은 증축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1층에 필로티(기둥 구조물)를 만들 경우에는 1개 층을 증축할 수도 있다.

건축심의 과정에서 용적률이나 층수 제한 등에 대해 일부 완화를 받을 수도 있다.

다만 가구 수를 늘리거나 내력벽을 철거해 가구를 합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공사비는 평당 300만원 정도

리모델링 건축비를 일률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건설업계는 평당 300만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단 '평당'의 개념은 '계약 면적' 기준이다.

즉 일반적인 평형으로 사용하는 '공급 면적'(전용면적+공용면적)에 지하주차장 등의 기타공용 면적을 더한 계약면적당 300만원이 든다는 의미다.

예를 들어 현재 30평형대 아파트를 리모델링해 40평형대로 늘렸지만 지하주차장 등을 포함한 계약 면적이 50평형일 경우 리모델링 공사비는 총 1억5000만원(50평.300만원)이 된다.

◆안전진단은 쉬워

리모델링도 재건축처럼 안전진단을 받아야 하지만 성격이 크게 다르다.

재건축에서 안전진단은 사업의 추진 여부를 결정하는 핵심 절차다.

실제 서울 강남의 대치동 은마아파트나 잠실동 주공5단지처럼 안전진단을 통과하지 못해 재건축을 못하고 있는 단지들이 수두룩하다.

하지만 리모델링에서 안전진단은 공사를 할 때 무너질 위험은 없는 지 주요 구조부를 점검하는 수준이어서 통과되지 않는 경우는 드물다.

단 구조 안전에 위험이 있다고 평가돼 재건축 판정을 받게 되면 리모델링은 할 수 없게 된다.

◆공사기간은 재건축의 절반

리모델링 공사 기간은 1년6개월∼2년 정도로 재건축(3년∼3년6개월)의 절반 수준이다.

개발부담금이나 개발이익환수제 등 재건축에 적용되는 각종 규제도 피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조합 설립도 주민 3분의 2 동의로 가능해 재건축(5분의 4 동의)보다 덜 까다롭다.

반면 리모델링은 재건축처럼 아파트의 동과 향,가구 수의 배치를 새롭게 할 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1층을 필로티로 할 때 층수를 1층 높이는 것 외에는 층수를 높일 수도 없다.

서욱진 기자 ventu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