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여수 출입국 관리사무소 외국인 수용시설에서 11일 오전 4시5분께 불이 나 외국인 사망자를 포함해 27명이 사상하는 대형 화재 사건이 발생했다.

국내에서 화재로 인한 외국인 인명피해로는 이번 사건이 가장 큰 규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방당국은 불이 난 직후 소방차 27대와 소방관 등 진화 인력 120여명을 투입,30여분 만에 초동진압한 뒤 1시간여 만에 불길을 완전히 잡았다.

하지만 각 방에 쇠창살이 설치돼 있어 현장에 도착한 소방관들이 쇠창살 안으로 물을 뿌리는 등 화재 진압과 인명 구조에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보온을 위해 깔아놓은 우레탄에서 유독가스가 발생했고 도주 방지 등을 위해 각 방 사이에 설치한 쇠창살 때문에 길지 않은 화재시간에도 인명피해가 컸던 것으로 소방당국은 보고 있다.

관리사무소에는 3층에 남자 51명,4층에 여자 4명 등 모두 55명의 외국인이 수용돼 있었으며 이번 불로 11일 밤 10시 현재 중국인 8명과 우즈베키스탄인 1명 등 9명이 연기에 질식돼 숨졌다.

화재원인을 조사 중인 경찰과 소방당국은 불이 304호에서 발생한 것만 확인했을 뿐 정확한 화재원인은 조사 중이다.

그러나 여수 출입국관리사무소와 목격자 등에 따르면 불이 난 304호에 수용돼 있던 중국인 김모씨(39)가 감금상태를 풀어주지 않는다며 이날 휴지를 CCTV에 붙여 가리는 등 직원들과 실랑이를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법무부는 외국인 유족들의 입국과 화재경위 조사 등에 소요될 시간을 고려,사태가 진정될 때까지 전남 여수 성심병원 장례식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할 예정이다.

또 외교통상부 등은 자칫 이번 사건이 외교 문제로 비화되지 않도록 해당 국가의 주한 공관을 통해 사고상황을 신속히 알리고 보상 및 배상 문제에 대한 검토에 착수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