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손학규 전 경기지사의 최근 행보가 거침이 없다.

대선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에 대해 잇달아'펀치'를 날리며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우회로가 아닌 '정공법'을 택하고 있다.

때맞춰 범여권의 정계개편 움직임이 활발한 가운데 열린우리당의 '러브콜'이 잇따르고 있다.

범 여권 후보 적합도에서도 수위를 달리고 있다.

때문에 손 전 지사 측이 '탈(脫)한나라당 가능성 0%'라는데도 불구하고 정치권은 그의 종착지가 어디일까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그의 공세는 지난해 말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이 '줄세우기'를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리면서 시작된 후 이어지고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한두 개 토목공사가 아니다"라고 하는가 하면 7% 성장률을 내세우는 두 주자에 대해 "뜬구름 잡는다,국민 기만"이란 거친 표현을 써가며 날을 세우고 있다.

소속 정당인 한나라당과도 대립하고 있다.

강재섭 대표의 열린우리당 인사 영입 불가론 천명에도 불구하고 "나와 진대제 전 장관,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이 함께 하면 드림팀"이라며 맞받은 게 대표적 예다.

한나라당이 '대북퍼주기'라며 비판해 온 햇볕정책에 대해 "냉전에 기초한 대북인식으로는 새 첨단 시대를 주도해 나갈 수 없다"며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이런 행보에 대해 여차하면 한나라당을 넘을 수 있다는 '양수겸장'가능성을 열어둔 게 아니냐는 등 여러 해석이 뒤따르고 있다.

마침 여당도 그의 '몸값'을 올려주고 있다.

열린우리당 차기 의장인 정세균 의원은 10일 그를 겨냥, "한나라당 인사 중에서 중도개혁에 동조할 의지가 있는 이를 받아들일 수 있다"고 말했다.

정동영 전 의장도 연일 그에게 '손짓'을 하고 있다.

그러나 손 전 지사는 "내가 주인이고,강자가 될 것인데 왜 (한나라당을)나가느냐"고 못을 박았다.

"박근혜,이명박과는 다르다"는 점을 부각시켜,'중도 세력'을 잡기 위한 포석이란 지적도 있다.

그의 차별화 전략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꿈틀대는 지지율이 받쳐주고 있다.

지난달 중순까진 좀처럼 '마의 5%벽'을 넘기 힘들었지만,한길리서치의 이달 여론조사에선 8.9%,리얼미터의 조사에선 6.6%,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조사에선 5.6%를 각각 기록하는 등 '호조'를 보이고 있다.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