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356개 퇴출..현재 상장사 수의 52% 수준

코스닥, 10년7개월간 총 271개 퇴출

유가증권시장에 상장됐다가 조기에 퇴출된 상장사들의 평균 상장 기간이 13.8년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연합뉴스의 의뢰로 동부증권이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 1960년 이후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회사는 지주회사 전환 관련 5개사를 제외한 총 356개사로 집계됐다.

이는 2월 현재 유가증권시장내 상장사 679개사(관리종목 10개사 포함)의 52%에 해당되며 지금까지 상장된 적이 있는 전체 회사 수의 34%에 해당된다.

코스닥시장의 경우 시장이 개설된 1996년 7월 이후 10년 7개월간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한 76개사와 펀드 등을 제외하고 총 271개사가 상장 폐지됐다.

이는 현재 상장돼 있는 회사(972개사)의 28%에 해당되는 수치다.

또 상장시점 등의 자료가 불충분한 코스닥 상장폐지 종목들과 유가증권시장 내에서 퇴출된 2개 종목을 제외한 총 354개 상장폐지 종목들의 평균 상장기간은 평균 13.8년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 중 절반에 가까운 175개사가 상장된 지 11년 이내에 시장에서 퇴출됐으며, 상장 기간이 10년에도 못 미친 기업들도 149개에 달했고 상장 폐지된 회사들 중에서 47개사는 상장 기간이 5년에도 못 미쳤다.

이들 기업들의 상장폐지 이유로는 인수.합병(M&A) 등을 포함한 각종 해산사유 발생이 135건으로 가장 많았으며 △감사의견 거절 34건 △자본 전액 잠식 22건 △회사정리절차 폐지 20건 △영업활동 정지 6개월 계속 16건 △자진 신청에 따른 폐지 12건 △부도발생 11건 등의 순으로 많았다.

특히 상장 폐지 기업들의 상장 시기는 주로 경기정점 전후나 금리하락 후반에서 금리상승 초반으로, 주로 경기후행적으로 앞다퉈 이뤄진 것으로 분석됐다.

또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 폐지된 기업들 중에서 절반이 넘는 232개사는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 이후인 지난 1998~2006년 중에 집중적으로 상장 폐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연구원은 "국내경기 사이클상 진폭이 커 기업들이 안정적인 경영 활동을 영위하기가 쉽지 않았다"면서 "이는 장기투자 보다는 단기매매에 치중하는 투자패턴을 초래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이처럼 다수의 기업들이 경영상의 어려움 등으로 시장에서 조기 퇴출됐음에도 불구하고 그간 주식 투자의 수익률은 서울 강남권 아파트의 투자 성과와 비슷했다.

1974년 말 주가지수와 서울 부동산 가격을 100으로 할 때 작년 말 주가지수는 892로 74년 말 대비 20.1배에 달해 연율(가중평균) 기준으로 9.8%의 상승률을 기록한 반면 서울의 부동산은 532로 74년 말의 21.5배로 매년(가중평균) 10.0%씩 상승해 주식과 부동산의 수익률이 비슷했다.

기간별로 1986~2006년 중 종합주가지수는 강남권의 아파트보다 360% 초과 상승했으며 1998년~2006년의 경우 주가지수는 381% 상승해 강남권의 아파트(239%)보다 142%포인트 초과 상승했다.

신성호 동부증권 리서치센터장(상무)은 "경기 양극화 심화로 기업간 편차가 더욱 커져 조기 퇴출되는 기업들이 늘어날 우려가 있다"며 "정부는 기업 경쟁력 확보 및 장수 기업 육성을 위한 정책 마련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증권관계기관들도 상장 및 상장 유지에 신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기업들 역시 빠른 환경 변화로 경영상 부침이 심하다는 점을 인식해 환경 조사 및 리스크 관리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그는 또 "다수 기업들의 퇴출에도 불구하고 증시가 상승한 것은 기업들의 실적호전과 새로운 성장 기업들의 상장이 이어졌기 때문"이라며 "시세차익의 50%까지 과세되는 부동산과 달리 주식은 일부 예외를 제외하고는 비과세여서 환금성이 월등한 만큼 주식관련 상품이 더욱 주목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윤선희.고미혜 기자 indig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