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스 하듯 재미있어야 독자가 읽죠"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이번 작품은 우리가 살고 있는 이 우주의 시원과 뿌리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10여년 전 해산토굴에 온 이후부터 줄곧 쓰고 싶었던 주제이기도 하지요."
전남 장흥 바닷가 토굴(해산토굴)에서 작품 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소설가 한승원씨(68)가 신작 장편 '키조개'(문이당)를 펴냈다.
'내 소설의 9할은 고향 바닷가 이야기'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번 작품도 장흥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품의 모티프가 되는 키조개는 생명의 근원인 여근을 상징한다.
한씨의 기존 작품이 순수한 근본으로의 회귀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키조개'는 생명 재탄생의 공간으로까지 문학적 상상력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이전 작품과 차별성을 지닌다.
주인공 허소라는 여성적인 아름다움과 모성성을 함께 지닌 인물이다.
51세의 그녀는 연꽃바다 앞에 별장을 지었다가 3년 전 남편이 죽은 후부터는 아예 이곳에서 생활한다.
'칠흑같은 어둠의 세계를 바라보며 청죽처럼 젊은 여인의 사랑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게 그녀의 일.하지만 아직 달거리가 끝나지 않은 그녀 주변에는 홀아비 변호사 이계두,평생 자신을 짝사랑해온 영후,그의 동생인 노총각 영재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사내들이 끊이지 않는다.
남편의 망령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그녀지만 세상 사람들의 공격에 어지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영후의 딸이 줄기세포 연구에 난자를 제공했다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말을 듣고 분노한다.
"생명공학의 이름으로 생명의 근원인 난자와 자궁이 함부로 훼손되어선 안됩니다.
이는 우주의 순리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씨는 "작가란 굿을 해야 몸이 안 아픈 무당 같아서 자기 글에 미쳐야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낀다"며 어떻게 해야 잘 쓰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말한다.
'미각 기관이 향기로워하고 맛깔스러워하지 않은 음식을 몸이 즐겁게 받아들일 리 없다.
모든 소설은 한사코 재미있어야 한다.
작가는 그것을 쓰는 동안 내내 성행위를 하듯이 그 속의 이야기나 문장 쓰는 재미에 깊이 젖어 있어야 한다.
작가가 쓰면서 재미있어 하지 않은 소설을 독자가 재미있어 할 리 없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
10여년 전 해산토굴에 온 이후부터 줄곧 쓰고 싶었던 주제이기도 하지요."
전남 장흥 바닷가 토굴(해산토굴)에서 작품 활동에 몰두하고 있는 소설가 한승원씨(68)가 신작 장편 '키조개'(문이당)를 펴냈다.
'내 소설의 9할은 고향 바닷가 이야기'라는 작가의 말처럼 이번 작품도 장흥 바닷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작품의 모티프가 되는 키조개는 생명의 근원인 여근을 상징한다.
한씨의 기존 작품이 순수한 근본으로의 회귀에 중점을 뒀다면 이번 '키조개'는 생명 재탄생의 공간으로까지 문학적 상상력을 확대했다는 점에서 이전 작품과 차별성을 지닌다.
주인공 허소라는 여성적인 아름다움과 모성성을 함께 지닌 인물이다.
51세의 그녀는 연꽃바다 앞에 별장을 지었다가 3년 전 남편이 죽은 후부터는 아예 이곳에서 생활한다.
'칠흑같은 어둠의 세계를 바라보며 청죽처럼 젊은 여인의 사랑 이야기를 엮어 나가는' 게 그녀의 일.하지만 아직 달거리가 끝나지 않은 그녀 주변에는 홀아비 변호사 이계두,평생 자신을 짝사랑해온 영후,그의 동생인 노총각 영재까지 호시탐탐 기회를 엿보는 사내들이 끊이지 않는다.
남편의 망령에서 벗어나려고 애쓰는 그녀지만 세상 사람들의 공격에 어지럽기만 하다.
그러던 어느날 그녀는 영후의 딸이 줄기세포 연구에 난자를 제공했다가 심각한 후유증에 시달린다는 말을 듣고 분노한다.
"생명공학의 이름으로 생명의 근원인 난자와 자궁이 함부로 훼손되어선 안됩니다.
이는 우주의 순리에 어긋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한씨는 "작가란 굿을 해야 몸이 안 아픈 무당 같아서 자기 글에 미쳐야 비로소 살아 있음을 느낀다"며 어떻게 해야 잘 쓰는 것인가에 대해서도 진솔하게 말한다.
'미각 기관이 향기로워하고 맛깔스러워하지 않은 음식을 몸이 즐겁게 받아들일 리 없다.
모든 소설은 한사코 재미있어야 한다.
작가는 그것을 쓰는 동안 내내 성행위를 하듯이 그 속의 이야기나 문장 쓰는 재미에 깊이 젖어 있어야 한다.
작가가 쓰면서 재미있어 하지 않은 소설을 독자가 재미있어 할 리 없다."
김재창 기자 char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