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사들의 실적 정정공시가 잇따르고 있다.

외부 감사 결과이기는 하지만 정정공시 대부분이 당초 발표한 잠정 실적보다 나빠진 것이어서 일단 좋게 발표하고 보자는 식의 '부풀리기 공시'가 아니었느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최근 일주일간 20여개 상장사가 실적 정정공시를 냈다.

주로 매출액 또는 손익 구조 30%(대규모법인은 15%) 이상 변경 공시의 수치를 정정한 것이다.

지난달 26일 최초 공시 후 지난 8일 정정공시를 제출한 대한화섬은 작년 경상손실과 순손실이 기존 각각 8억원에서 49억원으로 6배 이상으로 늘었다.

회사 측은 "외부 감사 과정에서 지분법평가이익이 줄어든 데다 투자자산 감액손실이 계상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영업손실도 당초 14억원에서 16억원으로 14% 늘었다.

또 대한화섬의 지분법평가가 회계상 반영되는 태광산업도 경상손실과 순손실이 증가했다.

경상손실은 458억원으로 최초 공시 때보다 17.8%,순손실은 630억원으로 12.3% 불어났다.

코스닥종목인 신원종합개발은 4개월 동안의 균등 변제금액을 2006회계연도에 전액 특별손실로 반영하면서 순이익이 기존 41억원에서 16억원으로 절반 이상 줄었다.

팝콘필름은 지난해 영업손실이 50억원으로 확대돼 최초 공시 때보다 7억원(17.7%) 증가했다.

반면 순손실은 250억원으로 8억원 늘었다.

대림산업 대한도시가스 등 시가총액 상위사도 악화된 실적을 정정 공시했다.

대림산업은 4분기 영업이익을 890억원으로 고쳐 최초 공시보다 82억원(8.4%) 줄었다.

4분기 순이익은 305억원으로 정정 전보다 20.8% 줄었다.

해외사업과 관련된 특별손실을 반영한 결과다.

대한도시가스 역시 지난해 영업이익이 289억원으로 종전 공시 때보다 5.7% 줄었으며 순이익도 247억원으로 4.9% 감소했다.

최초 공시보다 수익이 늘어난 경우는 삼성중공업을 포함해 2개사에 불과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외부 감사 후 나빠진 것은 회사 측의 회계 반영이 지나치게 느슨했던 게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