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학회 차원에서 대선 후보들의 경제 공약이 지나치게 포퓰리즘에 근거한 것은 아닌지 검증하는 방안을 검토하겠습니다."

13일 서울대에서 열린 한국경제학회 총회에서 신임 학회장으로 공식 선출된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60)는 "한국 경제의 발전을 위한 정책 대안을 마련하는 토론의 장을 마련하는 게 한국경제학회의 역할 가운데 하나"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 신임 학회장은 "과거에는 학계에서 '정치와 경제는 별 상관이 없다'는 인식이 지배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정치와 경제가 상호간에 어떤 영향을 주고받는지를 연구하는 학문적 흐름이 형성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때문에 '대선 등에 따른 정치적 여건 변화가 경제에 어떤 영향을 줄지에 대해 학회를 중심으로 활발한 토론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이 학회장은 이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으로 "경제학회 입장에서 대선 후보들의 공약을 검증해 보는 작업을 해 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아직까지는 개인적인 아이디어"라고 조심스러워하면서도 "이사회에 이 같은 안을 제시해 합의가 이뤄진다면 적극적으로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학회장은 "과거에는 정당의 이념에 따라 정책이 확실히 구분됐지만 요즘에는 정당과 상관 없이 인기에 영합한 정책들이 표출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최근 한국 경제 상황과 관련,"구조조정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국이 연 5% 수준의 경제 성장률을 올리는 게 실망스러운 일은 아니다"면서도 "문제는 구조조정이 보다 유연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강성 노조,과도한 규제 등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내놓을 수 있는 환경이 형성되지 못하고 있는 데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 학회장은 "한국이 외환위기와 같은 유동성 부족에 따른 위기를 다시 겪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며 "앞으로는 안정된 한국적 자본주의 모형을 구축해 나가는 작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학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거쳐 미국 메릴랜드대에서 경제학 석·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1981년부터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