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신도시에서 오는 5월 3차로 민간 아파트 948가구가 분양된다.

㈜한성과 금강주택 삼부토건 신구종합건설 등 4개사가 공급하는 '순수' 민간 중·대형아파트다.

주택공사 토지공사 등이 공영개발한 판교에서 이들 업체가 이례적으로 아파트를 자체적으로 분양할 수 있게 된 것은 토공과의 법정소송 끝에 동판교 A20-2블록 부지에 대한 기득권을 인정받아 협의양도택지로 양도받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공이 이 부지의 토지사용시기를 오는 2008년6월로 잡고있어 분양시기를 둘러싼 마찰이 예상된다.

박찬환 ㈜한성 사장(50)은 13일 "주공과 토지 사용시기에 대해 협의 중이나,5월 말에 아파트를 분양해 2009년 하반기에는 입주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입지가 좋은 만큼 최고 수준의 '명품' 아파트를 선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성 등이 확보한 A20-2블록은 신분당선 판교역과 인접해있어 동판교에서도 노른자위로 꼽힌다.

한성은 총 948가구 중 40~50평형(예상) 460가구를 대우건설을 시공사로 하여 공급할 예정이다.

이와 관련,박 사장은 "아파트 브랜드는 입주민의 자산가치를 최대화하는 방향으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혀 '한성' 브랜드를 버리고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브랜드만 사용할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한성은 구자홍 LS그룹 회장의 막내 동생인 구자철 회장이 대주주를 맡고 있어 이번 판교 아파트 분양이 분가한 GS건설을 겨냥한 범LG가(家)의 주택사업 진출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해 박 사장은 "LG와 GS그룹의 긴밀한 협력관계를 생각할 때 서로의 사업영역을 존중해야 한다는 게 구자철 회장의 생각"이라며 "판교 사업을 단독으로 진행하는 대신 대우건설과 손을 잡은 것도 이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GS건설과는 경쟁관계가 아닌 상호보완 관계로 보는 것이 맞다"며 "이를 위해 한성은 앞으로 아파트를 피해 PC공법을 사용한 단독주택과 중·소형 빌딩 건축에 사업의 초점을 맞출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