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현, 조민기, 최민식 등

TV와 영화를 중심으로 활동해 온 남자 스타 배우들의 연극 무대 복귀가 최근 부쩍 늘어나면서 연극계에 활기가 돌고 있다.

연극은 국내 내로라하는 배우들을 길러낸 곳이지만 근래 시장의 관심이 영화와 뮤지컬 등에 쏠리면서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한동안 무대를 떠났던 스타 배우들이 한꺼번에 돌아오며 침체됐던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경숙이, 경숙 아버지'로 대학로 흥행 돌풍을 이끌고 있는 조재현을 필두로 최근에는 중견 배우 조민기와 영화배우 최민식의 연극 출연이 확정돼 스타 배우의 연극 출연이 유행처럼 번지는 분위기다.

이런 현상에 앞장서고 있는 배우는 지난달 25일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개막한 '경숙이, 경숙 아버지'에서 '경숙 아배' 역할을 맡고 있는 조재현.

지난해 국내 유수의 연극상을 휩쓴 이 연극은 작품 자체의 힘과 더불어 2004년 '에쿠우스' 이래 3년 만에 연극 무대로 돌아온 조재현의 열연에 힘입어 연일 매진 사례를 기록 중이다.

최근에는 주로 TV에서 탄탄한 연기력을 과시해온 조민기는 3월15일-25일 LG아트센터에서 공연되는 러시아 극작가 체호프의 '갈매기'에 출연한다.

2004년 체홉 서거 100주년을 맞아 연속으로 올려진 '갈매기', '벚꽃 동산', '세 자매'에 모습을 드러낸 이래 3년 만의 연극 복귀다.

조민기는 러시아 국보급 연출가 카마 긴카스가 보여줄 독특한 세트로 벌써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는 이 연극 출연을 위해 총 여섯 번에 걸친 피말리는 오디션을 거쳐 마침내 비중 있는 조연 트레고린 역을 따냈다.

'올드보이', '친절한 금자씨' 등 박찬욱 감독의 근작에서 보여준 강렬한 연기로 깊은 인상을 남긴 최민식은 7년 만에 고향인 연극 무대로 돌아온다.

2000년 장진 감독의 '박수칠 때 떠나라' 이후 무대에 서지 않았던 그의 복귀작은 5월1-20일 LG아트센터에서 막이 오르는 영국 극작가 마틴 맥도너의 '필로우맨(Pillow Man)'.

최민식은 이 작품에서 자신이 쓴 소설 속 잔혹한 살인 사건들이 현실에서 그대로 벌어지자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되는 우울한 과거를 지닌 천재 소설가를 연기한다.

한편 연극 무대 복귀는 비단 남자 배우들에게만 해당하는 일은 아니다.

지난 연말 김혜자는 '셜리 발렌타인' 이후 5년 만의 복귀작인 실험극단의 연극 '다우트'에서 의심에 가득찬 수녀 역할로 연기 변신을 했다.

김혜자는 내달 23일부터 4월1일까지 학전블루 소극장 무대에 오르는 '다우트' 앙코르 공연에도 출연한다.

고두심은 4월12일 대학로 예술마당에서 막이 오르는 연극 '친정엄마'로 모노드라마 '나, 여자예요' 이래 꼭 7년 만에 다시 연극 무대에 선다.

한편 드라마 '웨딩'에서 수려한 외모로 대중의 눈도장을 받은 신예 연기자 송창의의 성공적인 연극 무대 데뷔 역시 참신한 새 얼굴의 발굴로 연극계에서 환영받고 있다.

송창의는 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에서 25일까지 공연되는 연극 '졸업'에서 대담한 노출을 감행해 화제를 모으고 있는 김지숙과 안정된 앙상블을 이루며 가능성 있는 또 하나의 연극 배우가 탄생했음을 알렸다 .

(서울연합뉴스) 현윤경 기자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