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쓰시타의 LG필립스LCD 지분 참여 가능성에 업계가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유는 마쓰시타의 시장 진입이 LCD TV 업계에 미칠 엄청난 파급력 때문이다.

마쓰시타는 PDP TV 시장에서 압도적인 1위 업체로 '파나소닉'이라는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하고 있다.

주로 유럽 시장에 집중하는 필립스와는 달리 전 세계 시장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업체이기도 하다.

따라서 마쓰시타가 LG전자와 합작,LCD TV 사업에 뛰어들면 이미 출혈 경쟁의 양상을 보이고 있는 시장은 더욱 과열될 공산이 크다.

특히 마쓰시타가 '엔저 효과'에다가 상당한 원가경쟁력을 갖춘 LG필립스LCD의 패널까지 장착하게 될 경우 공격적인 밀어붙이기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이렇게 되면 지난해 글로벌 TV 시장에서 빅히트를 쳤던 삼성 '보르도'나 소니 '브라비아' 등의 브랜드들도 더 이상 독과점적 이익을 장담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2004년 삼성과 소니가 합작설립한 S-LCD의 판정승으로 끝날 뻔 했던 LCD TV용 패널 전쟁도 '제 2라운드'로 접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필립스가 지분을 판다고 해도 당장 패널 구매를 줄이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에 LG필립스LCD는 같은 계열사인 LG전자를 포함해 3개의 글로벌 TV 업체를 공급처로 확보하게 되는 셈이다.

특히 마쓰시타의 참여로 그동안 S-LCD에 밀리던 인치별 표준경쟁에서도 대등하게 겨룰 수 있는 기회를 잡을 전망이다.

하지만 만약 LG와 마쓰시타 간 협상이 조건 등을 이유로 차일피일 지연될 경우 기대했던 시너지가 반감될 수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타이밍이 중요한 디스플레이 사업의 특성상 새로운 라운드에서의 성패는 LG와 마쓰시타가 얼마나 빨리 협상을 마무리하고 투자에 나서느냐에 달려있다"고 말했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