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예금.金 상품 인기몰이

최근 정부의 각종 규제로 인해 부동산시장이 위축되고 국내 증시도 조정을 받으면서 은행권으로 돈이 다시 몰리고 있다.

5%대 고금리 예금이 불티나게 팔리는가 하면 은행들이 판매하는 금 관련 상품도 인기몰이 중이다.

◇ 고금리 예금 `불티' = 13일 은행권에 따르면 2월1일부터 판매중인 신한은행의 특판예금은 출시 일주일만에 7천300억원어치가 팔렸다.

1년 만기에 연 5.1%의 확정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당초 3월말까지 2조원 한도로 판매할 예정이었으나 현 추세라면 이달 말 한도가 소진될 것으로 은행측은 예상했다.

신한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2월9일 현재 30조112억원으로 12월말보다 1조5천346억원이 늘었다.

최고 5.2%의 금리를 제공하는 우리은행의 인터넷 전용 상품인 `우리로모아 정기예금'도 한 달여 동안 1천억원 가량이 판매됐고 오렌지정기예금은 2천300억원 가까이 팔려나갔다.

이에 따라 우리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46조2천352억원으로 1월 말에 비해 4천139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한 달 평균 증가액 5천억원에 육박한 금액이다.

하나은행의 경우 지난달 22일 예금금리를 최고 0.2% 포인트 인상한 이후 `고단위플러스 정기예금'이 15영업일동안 9천800억원 순증했다.

외환은행이 작년 12월11일부터 판매 중인 최고금리 4.9%의 `예스큰기쁨예금'은 출시 두 달여 만에 9천540억이 팔려 한도 1조원을 대부분 소진한 상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작년 말부터 부동산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올 들어 부동산값이 실제 하락세로 나타나면서 단기부동 자금이 은행으로 몰리고 있다"면서 "또 주식시장에 대한 불안감이 강한 보수적 성향의 고객들이 은행의 확정금리 상품에 관심을 갖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 금 투자도 인기몰이 = 최근 국제 금값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금 관련 상품도 투자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다.

신한은행의 금 관련 상품인 골드리슈 거래량은 작년 12월 92억원에서 1월 148억원으로 급증했다.

골드리슈는 직접 금을 사고파는 금 매매형과 실물거래 없이 시세에 따라 금을 매입해 통장으로 적립하는 금 통장형으로 구분된다.

골드 바(Gold bar)를 판매 중인 기업은행의 경우 작년 12월말 금 판매량이 8㎏에 불과했으나 올해 2월 들어선 50㎏어치가 팔렸다.

특정 고객이 수십㎏을 한꺼번에 구입했다는 후문이다.

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한국씨티은행은 최근 국제 금시세에 수익률이 연동하는 1년 만기 상품 '골드 리턴 펀드'를 선보였다.

런던 금시장협회가 매일 오후 3시에 공개하는 GOLD LNPM지수와 수익률이 연동한다.

국제 금 시세는 한 달 전인 1월9일에는 온스당 609.60달러였으나 2월9일 현재 664.50달러로 55달러 가량 올랐다.

국내에서는 순금 1돈당 7만7천원선에서 거래가 형성돼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최근 금값이 오르면서 재테크와 증여수단으로 관심을 끌고 있다"면서 "보통 금값은 달러와 반대방향으로 움직이는데 장기적으로 달러 약세 기조를 예상하면서 금 가격 상승을 기대하는 고객들이 많은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조재영 기자 fusionjc@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