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둘째 형(강문석 수석무역 대표)이 동아제약에 복귀하면 직원들이 어떻게 볼까 걱정된다."

아버지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과 둘째 형 강문석 수석무역 대표 간 경영권 분쟁을 가장 가까운 거리에서 지켜봐 온 강정석 동아제약 전무(43)가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강 회장의 4남인 강 전무는 지난해 말 동아오츠카 사장을 겸하게 되면서 동아제약의 경영권을 승계받을 것이란 기대를 받아왔다.

그러나 강 대표가 최근 주주제안을 통해 동아제약 경영 복귀 의지를 강하게 밝히면서 "동아제약 주총에서 나의 상대는 아버지가 아닌 강정석 전무"라고 지목,강 전무는 경영권 분쟁의 또 다른 당사자가 됐다.

14일 동아제약 4층 집무실에서 가진 한국경제신문사와의 인터뷰에서 강 전무는 시종일관 '임직원들의 뜻'을 강조했다.

그는 '강 대표와 협력해 동아제약을 이끌어갈 생각이 있느냐'는 질문에 "과거 동아제약에서 형과 같이 일할 때 한 번도 반대해본 적이 없을 정도로 뜻을 잘 따랐다"면서도 "문제는 내 뜻이 아니라 직원들"이라고 답변했다.

강 전무는 또 "형이 동아제약 사장을 맡았던 2003년과 2004년에 동아제약의 실적이 좋지 않아 (강 대표의 복귀를) 직원들이 어떻게 볼까 우려스럽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지금은 누가 경영을 맡는가 보다는 회사의 성장을 보다 가속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강 전무는 아버지 강 회장에 대해서는 "아버지는 평소 실력 있고 직원을 아끼는 참된 리더가 회사를 이끄는 것이 좋다는 생각에 지분을 확보하는 데 큰 관심이 없었다"며 "그러나 지금 보니 그 방법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는 소감을 피력했다.

다만 "다행히 기관투자가들이 현 경영진의 실력과 성과,그리고 직원들의 지지도를 보고 잘 판단해 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동아제약은 지난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전년대비 각각 63.8%,27.2% 증가하는 등 2003년 이후 최고 실적을 올렸다.

강 전무의 이 같은 발언은 강 대표의 동아제약 복귀 시도에 대한 강 회장 등 현 동아제약 경영진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강 전무는 강 대표에 대해서는 "올해 한 언론 기고문(한경 비즈니스)을 통해 아버지의 뜻을 잘 따르겠다고 하셨는데,정말 그렇게 돼 부친이 웃는 모습을 더 자주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강 전무는 오너 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동아제약 임직원들의 사기가 크게 저하됐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한숨부터 내쉬었다.

"영업전선에서 뛰고 있는 직원들에게 심려를 끼쳐 미안한 생각을 금할 길이 없습니다.

나아가 경영권 분쟁으로 회사 이미지가 손상되고 타격을 받지 않을까 걱정됩니다.

다행히 직원들이 열심히 뛰고 있고,그 성과가 나타나고 있어 고마운 마음뿐입니다."

김동윤 기자 oasis9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