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화재 이영두 회장. 그는 한때 보험업계의 '이단아'로 통했다.

"보험사를 투자회사처럼 경영하고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국내 손보사들이 운용자산을 국채 우량 회사채 등 안전자산으로 굴리고 있는 데 반해 그린화재는 리스크 높은 주식투자 비중이 높다. 감독당국에서 "왜 이렇게 주식 비중이 높냐"는 지적을 받을 정도였다.

그러나 이 회장은 "글로벌 기준으로 보면 그린화재의 주식투자비중이 결코 높지 않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최대 손보사인 스테이트팜(56%)과 일본의 동경해상(45%) 등 선진 손보사들의 주식비중은 30~50%에 이른다는 것.

그는 "국내 손보사의 주식투자비중은 평균 8%에 불과하고 계열사 주식을 제외할 경우 그 비중은 3%로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현재 그린화재의 주식투자 비중은 전체 운용자산 6500억원 가운데 20%인 1300억원 선이다. 한때 30%를 넘기도 했다. 이 회장은 "선진 손보사들은 보험영업에서 적자를 보는 대신 자산운용에서 이익을 많이 내 전체적으로 흑자를 내는 손익구조를 갖고 있다"며 "자산 규모가 적은 국내 중소형 손보사들도 이 같은 비즈니스 모델을 따라가야 한다"고 강조해다.

이 회장은 주식투자 방법과 관련,"투신사처럼 유통시장에서 주식을 매매하는 게 아니라 보험영업과 연계할 수 있는 저평가된 기업에 중장기 투자를 한다"고 소개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한해운.

2004년 4월 대한해운이 노르웨이의 골라LNG로부터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협을 받을 당시 그린화재가 백기사를 자처,대한해운 지분(신주인수권부사채 200억원)을 인수했다. 그 대가로 그린화재는 대한해운의 일반보험을 인수할 수 있었으며 대한해운의 주가상승으로 투자이익까지 챙길 수 있었다. 지난 3년 동안 그린화재의 운용자산 수익률은 연평균 15.3%로 업계 평균치의 3배에 달한다. 이에 힘입어 그린화재는 3년 연속 흑자를 달성하고 있다.

이 회장은 중소형 보험사들은 보험영업과 자산운용의 양 날개가 균형있게 움직여야 생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자산운용에서 벌어들인 이익을 기반으로 보험영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