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생활용품업체 애경이 일본 제습·방향제 전문회사와 손잡고 영국계 옥시레킷벤키저가 장악해 온 '물먹는 하마'의 아성에 도전한다.

애경은 오는 21일 일본 시장의 절반 가까이를 장악하고 있는 에스테화학과 합작으로 '애경 에스티(ST)'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자본금 50억원의 이 회사는 애경이 지분 51%를 가져 경영권을 행사하고,일본 에스테화학과 한국 이토추(일 이토추상사의 한국법인)가 각각 45%와 4%의 지분을 소유하게 된다.

대표이사는 최창활 애경 공동대표가 겸임한다.

애경 에스티는 일 에스테화학이 생산하는 제습제 방향소취제 탈취제 방충제 세정제 등 가정용품과 자동차용 방향소취제,자동차 세정제 등 자동차용품,대용량 탈취제와 같은 산업용품 등을 수입할 예정이다.

단 이들 제품의 판매는 애경이 담당하고,애경 에스티는 마케팅만 맡게 된다.

애경은 에스테측의 기술을 이전받아 독자 생산할 계획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제습·방향제 시장은 연간 1500억원 규모로 전체 생활용품 분야에서 일종의 틈새시장이면서도 2000년대 들어 매년 20%씩 성장하고 있는 차세대 유망 분야로 꼽힌다.

비누 치약 샴푸 등 다른 생활용품의 전체 매출 신장률이 정체된 상황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이 시장을 놓고 생활용품업체 간의 시장 쟁탈전이 더욱 달아오를 전망이다.

현재는 옥시레킷벤키저가 '하마' 시리즈로 시장의 50%를 차지하고 있다.

여기에 일본 시장을 석권한 에스테화학이 애경과 손잡고 국내 시장에 진출해 양사 간의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예상된다.

애경 에스티는 '하마'를 잡기 위해 일본 본사의 마케팅 총책임자를 부사장으로 영입하고 국내 브랜드명이 결정되는 대로 신문과 TV에 광고 '융단폭격'을 한다는 계획이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