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교 학생들을 현명한 소비자,건전한 경제인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경제교육을 일찍 시켜야 합니다.

12~13세 무렵에는 분명한 경제관을 갖게 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지난 13일 전경련 후원으로 서울대 사화과학대에서 열린 한국경제교육학회 참석차 한국을 찾은 마이클 와츠 미국 퍼듀대 교수(미국 경제학회 경제교육분과위원장·57)는 14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조기 경제교육의 중요성을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경제교육을 늦게 시키면 경제교육에 대한 흥미가 떨어지고 반기업 정서 등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에 대한 잘못된 생각이 만연하게 되는 등 부작용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대학수학능력시험 사회탐구영역에서 경제과목의 선택률이 5% 내외에 불과한 한국과 달리 미국의 고교 졸업생의 경제교과목 이수율은 43% 선에 달한다.

한국에 비해 경제교육이 훨씬 활성화된 것.이에 대해 와츠 교수는 "경제과목을 상대적으로 어렵게 느끼는 것은 한국 학생이나 미국 학생이나 마찬가지"라며 "미국의 경제교육이 더 활성화된 것은 경제법칙이나 수식을 설명하고 외우게 하는 방식으로 학생을 가르치지 않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의 경제교육 전문가들은 학생들이 경제를 쉽고 재미있는 과목으로 여기게 하기 위해 일상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제 콘텐츠를 탐구활동이나 게임 등의 형태로 교과서에 담는다"고 덧붙였다.

와츠 교수는 "한국 경제교육의 가장 큰 문제점은 교육현장에서 경제현상에 대한 판단을 어느 한쪽으로 내리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의 경제 교과서가 평등과 분배를 중시하고 기업의 가장 큰 역할은 사회공헌으로 보는 등 평등 이데올로기를 강조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며 "경제문제에서 자유와 평등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는 다분히 정치적인 성격을 띠고 있는 논쟁인 만큼 교사가 어느 쪽이 옳다고 손을 들어주는 방식의 교육을 시켜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와츠 교수는 "경제학이 아닌 경제교육학에 정부가 더 많은 지원을 해야 한다"며 정부 역할도 강조했다.

그는 "미국에서 경제교육이 최근 10~20년간 빠르게 활성화된 것은 경제교육 개선과 관련된 풍부한 정부예산이 있었고 많은 주의 고등학교가 졸업시험에서 경제과목을 필수과목으로 지원하는 등 제도적인 뒷받침이 있었던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