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펀드가 국내 증시 투자의 대안으로 급부상했지만 분산투자 효과는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글로벌 증시의 동조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각국 증시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 펀드 수익률에 큰 영향을 미치는 홍콩H지수가 올 들어 코스피지수와 유사한 흐름을 보이고 있어 중국 펀드의 분산투자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분산효과 예전만 못해

14일 한국증권에 따르면 주요 국가의 증시 지수와 코스피지수 간 상관관계가 최근 상승 추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7일 종가를 기준으로 최근 1년간 지수 변화를 비교한 결과 유가증권시장과 일본 증시의 상관관계가 0.65로 가장 높았다.

일본과의 상관계수는 6년 기준으로는 0.47이지만 최근 1년으로 범위를 좁히면 0.18포인트 상승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지수가 비슷하게 움직인다는 뜻이다.

최근 6년간 기준으로 상관계수가 0.5 이하였던 글로벌증시(0.5) 북미(0.42) 신흥 유럽(0.42) 중국(0.49) 등도 최근 1년 동안 상관계수가 0.51∼0.61로 올라간 것으로 집계됐다.

실물자산 가격도 국내 증시와 움직임이 비슷해지고 있다.

2001년 이후로 따졌을 때 상관계수가 극히 미미한 금(0.05) 원유(0.13) 등은 최근 1년 기준으로는 코스피지수와의 상관계수가 각각 0.29,0.28로 높아졌다.

박승훈 한국증권 펀드분석팀장은 "최근 세계 증시의 동반 강세 현상이 지속되면서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어 분산투자 효과가 예전보다는 약해졌다"며 "특히 원유 등 실물자산 가격도 중국 인도 등 이머징 국가의 수요가 급증하면서 증시 움직임과 비슷해졌다"고 분석했다.

◆중국 증시 영향력 커져

올 들어 국내 증시와 동일한 방향으로 움직이는 대표적인 해외 지수는 홍콩 증시의 H지수(중국기업지수)다.

홍콩H지수는 중국생명보험 등 홍콩 증시에 상장된 37개 중국 국영 기업으로 구성돼 있으며 국내에서 판매 중인 중국 펀드 수익률에 밀접한 영향을 미친다.

H지수는 연초 10,766을 고점으로 지난 13일까지 약 10% 하락했다.

1월 한 달간 5% 이상 떨어진 코스피지수와 비슷한 움직임을 보였다.

성진경 대신증권 연구원은 "1월 말을 기점으로 국내 증시와 주요국의 상관계수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며 "특히 홍콩H지수의 흐름이 코스피지수와 가장 유사해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연초 시작된 중국 증시의 조정이 장기화될 경우 한국 증시도 동반 하락 압력을 받을 수 있다"며 "당분간 중국 증시는 국내 증시와 비슷하게 움직일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올 들어 중국 증시의 부진으로 일부 중국 펀드들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제로인에 따르면 '봉쥬르차이나주식1'(-3.02%) '산은차이나재간접1'(-2.65%) 'HSBC중국주식형'(-2.70%) 등이 올 들어 손실을 기록 중이다.

반면 '슈로더대중국펀드'(6.66%) '동부차이나주식1'(5.64%) 등은 비교적 선방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