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질투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언니와 남동생 사이 둘째딸은 경쟁력이 있다'고들 한다. 맏이 혹은 아들이라 대우 받는 언니 동생 틈에서 부모의 사랑을 얻으려 애쓰는 동안 그렇게 된다는 것이다. 질투의 힘이다. 반대로 멀쩡히 대소변을 잘 가리던 아이가 동생을 본 뒤 이부자리에 쉬를 하는 등 퇴행현상을 보이기도 한다. 질투의 폐해다.
질투의 모습은 이렇게 다양하다. 그러나 자칫 지나치면 비극의 씨앗이 된다. 부모의 자식 차별에 따른 형제 간 질투로 인한 참극의 숱한 예를 듣거니와 셰익스피어 작 '오셀로'는 남편의 질투가 부른 비극의 고전이다. 온갖 풍파를 겪은 오셀로였음에도 질투에 미쳐 아내를 죽이고 자신의 목숨도 끊는다.
질투가 사람 잡은 얘기가 어디 이뿐이랴. 영화 '아마데우스'는 질투 때문에 모차르트를 죽음으로 몰고간 살리에르의 끔찍함을 다루고,'왕의 남자'는 공길에게 왕의 사랑을 빼앗긴 장녹수의 간계가 불러온 처참한 결과를 보여준다. 질투는 이처럼 자신과 상대 모두를 파멸시키거나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사태를 불러일으킨다.
미국의 여성 우주비행사가 짝사랑하던 남자의 애인을 살해하려 한 죄로 체포됐다 위성위치확인장치(GPS)를 다는 등의 조건으로 풀려났다고 한다. 영웅 대접을 받던 현직 대령이자 아이 셋의 엄마인 그가 정상적인 상태로 그런 짓을 했을 것이라곤 믿기 어렵다.
질투는 이처럼 제정신으론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을 감행하게 만든다. 앞뒤 가릴 틈도 주지 않고 불 보듯 뻔한 일도 못 보게 막는다. 질투는 그토록 대책없는 감정이다. 밸런타인데이가 지났다. 내가 마음을 뒀던 사람이 나 아닌 다른 이에게 사랑을 전한 걸 알고 눈앞이 캄캄해진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질투는 원래 질투하는 당사자에겐 아무 영향을 못 미치고 자신만 망가뜨리기 십상이다. 질투는 사랑에서 비롯된다. 질투의 불길에 휩싸이거든 그 사랑이 상대의 행복을 최우선시하는 진짜 사랑인지,아니면 소유욕에 따른 집착인지 돌아봐야 한다. 혹 집착이거든 확 걷어내고 그 무서운 힘을 자신의 빛나는 내일을 가꾸는 데 쓸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질투의 모습은 이렇게 다양하다. 그러나 자칫 지나치면 비극의 씨앗이 된다. 부모의 자식 차별에 따른 형제 간 질투로 인한 참극의 숱한 예를 듣거니와 셰익스피어 작 '오셀로'는 남편의 질투가 부른 비극의 고전이다. 온갖 풍파를 겪은 오셀로였음에도 질투에 미쳐 아내를 죽이고 자신의 목숨도 끊는다.
질투가 사람 잡은 얘기가 어디 이뿐이랴. 영화 '아마데우스'는 질투 때문에 모차르트를 죽음으로 몰고간 살리에르의 끔찍함을 다루고,'왕의 남자'는 공길에게 왕의 사랑을 빼앗긴 장녹수의 간계가 불러온 처참한 결과를 보여준다. 질투는 이처럼 자신과 상대 모두를 파멸시키거나 다시는 돌이킬 수 없는 엄청난 사태를 불러일으킨다.
미국의 여성 우주비행사가 짝사랑하던 남자의 애인을 살해하려 한 죄로 체포됐다 위성위치확인장치(GPS)를 다는 등의 조건으로 풀려났다고 한다. 영웅 대접을 받던 현직 대령이자 아이 셋의 엄마인 그가 정상적인 상태로 그런 짓을 했을 것이라곤 믿기 어렵다.
질투는 이처럼 제정신으론 상상조차 하기 힘든 일을 감행하게 만든다. 앞뒤 가릴 틈도 주지 않고 불 보듯 뻔한 일도 못 보게 막는다. 질투는 그토록 대책없는 감정이다. 밸런타인데이가 지났다. 내가 마음을 뒀던 사람이 나 아닌 다른 이에게 사랑을 전한 걸 알고 눈앞이 캄캄해진 사람이 있을지 모른다.
그러나 질투는 원래 질투하는 당사자에겐 아무 영향을 못 미치고 자신만 망가뜨리기 십상이다. 질투는 사랑에서 비롯된다. 질투의 불길에 휩싸이거든 그 사랑이 상대의 행복을 최우선시하는 진짜 사랑인지,아니면 소유욕에 따른 집착인지 돌아봐야 한다. 혹 집착이거든 확 걷어내고 그 무서운 힘을 자신의 빛나는 내일을 가꾸는 데 쓸 일이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