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금융계 인사의 최대 이슈인 우리금융지주 후임 회장 인선 작업이 막바지로 치달으면서 인선 구도가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14일 금융계에 따르면 우리금융 회장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3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우리금융 회장 후보 5명을 대상으로 면접을 실시해 이 중 3명의 후보를 재정경제부에 추천했다.

새 회장 후보는 재경부 장관이 청와대에 천거하게 되며 이달 말께 우리금융지주 이사회를 거쳐 3월 주주총회에서 공식 선출된다.

3명의 후보로는 박병원 전 재경부 제1차관과 전광우 딜로이트컨설팅 회장(전 우리금융 부회장)이 포함됐다는 것이 정설이다.

면접에서 뚜렷한 소신을 밝힌 황영기 현 회장이 탈락했다는 설과 최영휘 전 신한지주 사장 또는 최명주 전 교보증권 사장의 이름이 올랐다는 설이 나돌지만 확인되지 않고 있다.

재경부와 금융계는 박 전 차관의 회장 선임이 유력한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회장을 관료 출신 인사가 맡게 되면 은행장은 실무형이 배치돼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우리은행 행장후보추천위원회는 오는 21일까지 우리은행장 후보에 대한 공모 접수를 실시한다.

내부 또는 내부 출신 인사로는 이종휘 현 수석 부행장과 우리은행 부행장 출신의 최병길 금호생명 사장,우리금융 산하의 정경득 경남은행장 등이 물망에 오르는 가운데 외부 인사로 박해춘 LG카드 사장이 부상하고 있다.

또 씨티은행 출신으로 서울은행 부행장과 교보생명 사장을 거쳐 현재 국민은행 감사로 있는 장형덕씨도 후보군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회장과 행장 인선이 동시에 진행되는 과정에서 우리금융과 우리은행 임직원들은 어수선한 분위기 탓에 사실상 일손을 놓고 인사 소식에만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회장과 행장이 따로 선임됐을 때의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신임 회장과 행장이 취임해 후속 인사가 이뤄질 때까지 조직 안정은 상당히 흔들릴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한 행원은 "은행의 미래 경쟁력을 키울 수 있는 쪽으로 인사가 진행되기보다는 정치권과 재경부가 자리를 나눠 갖는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며 은행의 앞날을 걱정했다.

한 금융계 관계자는 "매번 임기가 만료되면 현 회장과 외부 후보를 모두 몰아넣고 후임 인사를 정하는 방식은 경영과 조직의 안정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