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와 깡으로 연기했더니 관객 몰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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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재현 열풍'이 대학로 무대에 불고 있다.
그가 주연한 연극 '경숙이,경숙 아버지'가 연일 매진 사례다.
지난달 25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이 작품은 190개 정규석이 매번 꽉꽉 들어찬다.
일부 관객들은 20여 보조석 티켓조차 구입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텅 빈 객석으로 한숨짓던 대학로 무대로선 오랜만에 찾아온 진풍경이다.
"흥행성적이 좋으니 너무 행복합니다.
이야기가 쉽고 편하고 재미있어요.
극중 배역도 저와 닮은 점이 많아 관객의 공감 또한 큰 것 같습니다."
'경숙이,경숙 아버지'는 남루한 인생살이를 코믹하고 따뜻한 시각으로 풀어내온 박근형씨가 대본을 쓰고 연출까지 한 작품.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항상 가장을 그리워하는 아내와 딸에 대한 이야기다.
조재현이 맡은 경숙 아버지역은 한마디로 '몹쓸사람'이다.
전쟁이 터지자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가,다시 돌아왔을 때는 새어머니를 데리고 온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를 버리지 못한다.
인간의 원초적인 외로움을 지녔기 때문이다.
"경숙 아버지는 가족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이기적인 존재예요.
저도 공연하면서 많이 반성했어요.
연기를 사랑하는 만큼 가족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거든요.
배우이다 보니 집을 자주 비우곤 하잖아요."
이 작품이 지난해 7월 초연됐을 때 그는 두 번이나 봤다.
재미와 감동이 커서 많이 울었다.
그래서 평소 존경하던 박근형씨에게 배역을 맡게 해달라고 졸랐고 석 달간 5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출연하게 됐다.
2004년 '에쿠우스' 이후 약 3년 만이다.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한 불안감 때문에 첫 공연 때는 땀을 좀 흘렸지요.
박근형 연극은 알려져 있다시피 라이브성이 워낙 강해요.
집에서 연습을 많이 한 뒤 무대에서는 '기와 깡'으로 에너지를 분출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는 이번 흥행에서 연극의 가능성을 재발견했다.
요즘 관객 취향에 맞게 지루함을 없애고,볼거리를 주며,쉽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를 집어 넣으면 성공한다는 것."독립투사처럼 500만원만 받고 연극을 한다는 것은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이번 관객 중에는 연극을 처음 보는 사람이 분명 많을 거예요.
여기서 재미를 느꼈다면 다른 작품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관객층을 조금씩 넓힌다면 400석짜리 공연도 승산이 있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그가 주연한 연극 '경숙이,경숙 아버지'가 연일 매진 사례다.
지난달 25일부터 동숭아트센터 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는 이 작품은 190개 정규석이 매번 꽉꽉 들어찬다.
일부 관객들은 20여 보조석 티켓조차 구입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구른다.
텅 빈 객석으로 한숨짓던 대학로 무대로선 오랜만에 찾아온 진풍경이다.
"흥행성적이 좋으니 너무 행복합니다.
이야기가 쉽고 편하고 재미있어요.
극중 배역도 저와 닮은 점이 많아 관객의 공감 또한 큰 것 같습니다."
'경숙이,경숙 아버지'는 남루한 인생살이를 코믹하고 따뜻한 시각으로 풀어내온 박근형씨가 대본을 쓰고 연출까지 한 작품.한국전쟁을 배경으로 정착하지 못하는 아버지와 항상 가장을 그리워하는 아내와 딸에 대한 이야기다.
조재현이 맡은 경숙 아버지역은 한마디로 '몹쓸사람'이다.
전쟁이 터지자 가족을 버리고 떠났다가,다시 돌아왔을 때는 새어머니를 데리고 온다.
그러나 가족들은 그를 버리지 못한다.
인간의 원초적인 외로움을 지녔기 때문이다.
"경숙 아버지는 가족보다 자신을 사랑하는 이기적인 존재예요.
저도 공연하면서 많이 반성했어요.
연기를 사랑하는 만큼 가족을 소홀히 하지 않았다고 말할 수 없거든요.
배우이다 보니 집을 자주 비우곤 하잖아요."
이 작품이 지난해 7월 초연됐을 때 그는 두 번이나 봤다.
재미와 감동이 커서 많이 울었다.
그래서 평소 존경하던 박근형씨에게 배역을 맡게 해달라고 졸랐고 석 달간 5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출연하게 됐다.
2004년 '에쿠우스' 이후 약 3년 만이다.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한 불안감 때문에 첫 공연 때는 땀을 좀 흘렸지요.
박근형 연극은 알려져 있다시피 라이브성이 워낙 강해요.
집에서 연습을 많이 한 뒤 무대에서는 '기와 깡'으로 에너지를 분출하라고 요구합니다."
그는 이번 흥행에서 연극의 가능성을 재발견했다.
요즘 관객 취향에 맞게 지루함을 없애고,볼거리를 주며,쉽게 다가갈 수 있는 요소를 집어 넣으면 성공한다는 것."독립투사처럼 500만원만 받고 연극을 한다는 것은 자랑거리가 아닙니다.
이번 관객 중에는 연극을 처음 보는 사람이 분명 많을 거예요.
여기서 재미를 느꼈다면 다른 작품도 보게 될 것입니다.
이런 식으로 관객층을 조금씩 넓힌다면 400석짜리 공연도 승산이 있습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