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속으로] 엔씨소프트‥"大作 아이온으로 '게임지존' 명예회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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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2일 열린 엔씨소프트 시무식.여느 해와 마찬가지로 김택진 사장이 신년사를 했다.
하지만 창업 10주년을 맞는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게임업계의 스티브 잡스'로 통할 만큼 새로운 화두와 이슈를 제기했던 예년과 달리 김 사장은 차분한 어조로 직원들을 독려했다.
특유의 애드리브도 거의 없었다.
그는 "지난해 매우 어려웠던 시기를 잘 견뎌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시무식에서 "매우 어려웠던 시기"라고 말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난 7일 발표한 2006년 실적을 봐도 알 수 있다.
매출(본사 기준)은 2274억원으로 2.3% 줄었고,영업이익(518억원)과 순이익(380억원)도 각각 28.0%와 42.9%나 감소했다.
해외 법인을 포함한 연결기준 실적도 마찬가지다.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했고 영업이익은 432억원으로 2005년에 비해 43.5%,순이익은 380억원으로 42.9% 급감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7일 이 회사 주가는 5.65%나 곤두박질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실적이 수년째 정체돼 있다는 사실이다.
본사 기준으로 매출이 2004년 2468억원을 기록한 뒤 2005년 2328억원,2006년 2274억원으로 2년 연속 줄었다.
해외법인 매출을 포함해도 2005년과 2006년 똑같이 3386억원이었다.
7일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올해 매출 목표는 3580억~3670억원.늘려잡긴 했지만 낙관하기 힘든 실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뚜렷한 신작이 없었던 데다 신작 개발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입했기 때문"이라며 "연초에 밝혔던 수준과 비슷한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선 성장이 정체돼 있고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삼는다.
삼성증권 박재석 연구원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된 측면이 있어 적극 매수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엔씨소프트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인프라,로컬 콘텐츠'를 기치로 내걸었다.
전 세계를 커버할 수 있는 게임 서비스 인프라를 갖추되 현지 시장에 맞는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자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해외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온라인게임 '길드워'는 국내에선 실패했지만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300만장 이상 팔려 '대박 게임' 반열에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게임을 만든 한국 게임업체는 아직까지 엔씨소프트가 유일하다.
해외에서 '대박'이라고 할 만한 게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저력은 남아 있다.
엔씨소프트의 저력은 또 있다.
세계 곳곳에 거점을 마련해 뒀다는 점이다.
미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 대만 유럽까지 주요 온라인게임 시장에 엔씨소프트의 손길이 뻗쳐 있다.
일본에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리니지2'가 최고 인기 게임으로 입지를 굳혔다.
북미와 유럽에서도 길드워를 통해 실력을 보여줬다.
다만 최근 해외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점이 걸린다.
일본과 유럽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실적이 신통치 않다.
이에 대해 이재호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이온과 타뷸라라사를 포함한 다양한 캐주얼게임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10년사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성공사였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창사 후 리니지와 리니지2 단 2개의 게임으로 국내에서만 해마다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다.
처녀작 리니지와 후속작 리니지2는 한국 게임사를 바꿔놓았다.
스타크래프트가 지배하던 시장에 한국 게임의 힘을 보여줬고 세계 온라인게임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리니지 없는 온라인게임은 생각할 수 없게 됐다.
엔씨소프트의 고민은 2005년 의욕적으로 선보인 길드워가 국내에서 참패하면서 시작됐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웹보드게임,게임포털,캐주얼게임 등의 영역에도 진출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2005년 시작한 게임포털 '플레이엔씨'는 게임포털 순위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부진하다.
여기서 서비스 됐던 캐주얼게임들은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답은 MMORPG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게임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신작 아이온에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엔씨소프트 재도약 방안이 이 게임 성공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게임은 리니지2의 인기를 이어야 할 대작 MMORPG다.
현재까지 아이온의 게임성에 대한 반응은 좋다.
물론 게임성이 좋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 나온 대작 MMORPG '빅3'(썬,그라나도에스파다,제라)는 모두 실패했다.
동양증권 정우철 연구원은 "MMORPG는 이제 레드오션"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엔씨소프트로선 다른 대안이 없다.
대작 MMORPG로 성공해야 재도약할 수 있다.
'레드오션'이라는 MMORPG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바꾸는 게 엔씨소프트의 당면과제다.
다행히 이 일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엔씨소프트가 유일하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
하지만 창업 10주년을 맞는 올해는 분위기가 사뭇 달랐다.
'게임업계의 스티브 잡스'로 통할 만큼 새로운 화두와 이슈를 제기했던 예년과 달리 김 사장은 차분한 어조로 직원들을 독려했다.
특유의 애드리브도 거의 없었다.
그는 "지난해 매우 어려웠던 시기를 잘 견뎌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자"고 강조했다.
김 사장이 시무식에서 "매우 어려웠던 시기"라고 말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실제로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창사 이래 가장 어려운 시기를 보냈다.
지난 7일 발표한 2006년 실적을 봐도 알 수 있다.
매출(본사 기준)은 2274억원으로 2.3% 줄었고,영업이익(518억원)과 순이익(380억원)도 각각 28.0%와 42.9%나 감소했다.
해외 법인을 포함한 연결기준 실적도 마찬가지다.
매출은 제자리걸음을 했고 영업이익은 432억원으로 2005년에 비해 43.5%,순이익은 380억원으로 42.9% 급감했다.
지난해 2분기에는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분기 적자를 기록하기도 했다.
엔씨소프트가 지난해 실적을 발표한 7일 이 회사 주가는 5.65%나 곤두박질했다.
근본적인 문제는 실적이 수년째 정체돼 있다는 사실이다.
본사 기준으로 매출이 2004년 2468억원을 기록한 뒤 2005년 2328억원,2006년 2274억원으로 2년 연속 줄었다.
해외법인 매출을 포함해도 2005년과 2006년 똑같이 3386억원이었다.
7일 컨퍼런스콜에서 밝힌 올해 매출 목표는 3580억~3670억원.늘려잡긴 했지만 낙관하기 힘든 실정이다.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뚜렷한 신작이 없었던 데다 신작 개발을 위해 많은 돈을 투입했기 때문"이라며 "연초에 밝혔던 수준과 비슷한 실적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주식시장에선 성장이 정체돼 있고 비전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을 문제삼는다.
삼성증권 박재석 연구원은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다"며 "실적에 비해 주가가 고평가된 측면이 있어 적극 매수하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엔씨소프트는 돌파구를 찾기 위해 해외로 눈을 돌리고 있다.
지난해에는 '글로벌 인프라,로컬 콘텐츠'를 기치로 내걸었다.
전 세계를 커버할 수 있는 게임 서비스 인프라를 갖추되 현지 시장에 맞는 게임 콘텐츠를 개발하자는 것이다.
엔씨소프트는 해외에서 가능성을 찾았다.
온라인게임 '길드워'는 국내에선 실패했지만 유럽과 미국 시장에서 300만장 이상 팔려 '대박 게임' 반열에 올랐다.
전 세계적으로 히트한 게임을 만든 한국 게임업체는 아직까지 엔씨소프트가 유일하다.
해외에서 '대박'이라고 할 만한 게임을 만들었다는 점에서 저력은 남아 있다.
엔씨소프트의 저력은 또 있다.
세계 곳곳에 거점을 마련해 뒀다는 점이다.
미국 일본뿐 아니라 중국 대만 유럽까지 주요 온라인게임 시장에 엔씨소프트의 손길이 뻗쳐 있다.
일본에서는 엔씨소프트의 '리니지'와 '리니지2'가 최고 인기 게임으로 입지를 굳혔다.
북미와 유럽에서도 길드워를 통해 실력을 보여줬다.
다만 최근 해외 성장세가 주춤하다는 점이 걸린다.
일본과 유럽에서 선전하고 있지만 최대 시장인 미국을 비롯해 중국 대만 태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도 실적이 신통치 않다.
이에 대해 이재호 엔씨소프트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아이온과 타뷸라라사를 포함한 다양한 캐주얼게임으로 아시아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의 10년사는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의 성공사였다.
엔씨소프트는 1997년 창사 후 리니지와 리니지2 단 2개의 게임으로 국내에서만 해마다 2000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린다.
처녀작 리니지와 후속작 리니지2는 한국 게임사를 바꿔놓았다.
스타크래프트가 지배하던 시장에 한국 게임의 힘을 보여줬고 세계 온라인게임사에 새 이정표를 세웠다.
리니지 없는 온라인게임은 생각할 수 없게 됐다.
엔씨소프트의 고민은 2005년 의욕적으로 선보인 길드워가 국내에서 참패하면서 시작됐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웹보드게임,게임포털,캐주얼게임 등의 영역에도 진출했지만 번번이 실패했다.
2005년 시작한 게임포털 '플레이엔씨'는 게임포털 순위에도 들지 못할 정도로 부진하다.
여기서 서비스 됐던 캐주얼게임들은 '이름값'을 하지 못했다.
그렇다면 답은 MMORPG에서 찾을 수밖에 없다.
게임업계와 투자자들의 관심이 신작 아이온에 쏠리는 것은 당연하다.
엔씨소프트 재도약 방안이 이 게임 성공에 달려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게임은 리니지2의 인기를 이어야 할 대작 MMORPG다.
현재까지 아이온의 게임성에 대한 반응은 좋다.
물론 게임성이 좋다고 성공하는 건 아니다.
지난해 나온 대작 MMORPG '빅3'(썬,그라나도에스파다,제라)는 모두 실패했다.
동양증권 정우철 연구원은 "MMORPG는 이제 레드오션"이라고 말한다.
그래도 엔씨소프트로선 다른 대안이 없다.
대작 MMORPG로 성공해야 재도약할 수 있다.
'레드오션'이라는 MMORPG 시장을 '블루오션'으로 바꾸는 게 엔씨소프트의 당면과제다.
다행히 이 일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있다면 엔씨소프트가 유일하다고 전문가들은 얘기한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