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아얄이 당선되면 기업인들은 짐 싸들고 외국으로 간다.'

오는 4월 프랑스 대선을 앞두고 프랑스 재계가 세골렌 루아얄 사회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강한 거부감을 보이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5일 보도했다.

분배와 복지 지향적인 루아얄이 승리할 경우 프랑스 은행가와 기업가의 '엑소더스(대탈출)'가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재계 지도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FT에 따르면 재계 걱정의 핵심은 루아얄 후보가 고소득자와 대기업으로부터 거둬들이는 세금을 더욱 올릴지도 모른다는 데 있다.

프랑스에서는 '부유세'를 회피하는 사람들이 2003∼2005년에 2배나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유세를 내지 않으려고 하루 평균 2명꼴로 부자들이 프랑스를 떠나면서 지난해 22억유로의 과세 대상 자산이 사라진 것으로 집계됐다.

이런 가운데 재계 지도자들은 루아얄이 당선되면 부유세를 더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최하층 연금 5% 인상 등 그가 내건 '100대 공약'을 지키려면 재정수입 확대가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 상장기업 회장은 "루아얄이 승리한다면 1981∼1983년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의 집권 상황으로 되돌아가는 셈이 된다.

그러나 상황이 3배는 나쁠 것"이라고 예견했다.

그는 "이 나라를 떠날 준비를 마친 사람들이 많다"면서 "미테랑 전 대통령은 꽤 실용주의자여서 몇 년 뒤 자신의 국정운영 방식이 제 효과를 내지 못한다는 걸 깨닫자 자신의 입장을 전환할 수 있었다.

그러나 루아얄 후보는 이념적으로 자신의 입장이 고정돼 있다"고 비판했다.

특히 프랑스 금융·생명공학 분야의 종사자들이 런던이나 다른 외국 도시로 줄줄이 날아가는 사태가 올 것이라는 경고도 있다.

이런 가운데 루아얄 캠프의 수석 경제고문 에릭 베송이 14일 돌연 물러나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베송은 지난 11일 발표된 루아얄의 100대 정책공약의 소요 예산을 산정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신동열 기자 shin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