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운찬 전 서울대 총장과 문국현 유한킴벌리 사장,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 등 여권의 잠재적 대선후보군으로 꼽히는 당 밖 인사들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

확실한 내부 대선주자가 없는 터에 유력한 대안이었던 고건 전 총리마저 대선출마를 포기하면서 이들이 여권의 '제3후보'로 급부상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열린우리당과 통합신당모임,민생정치모임 등은 이들과의 연대여부에 향후 신당주도권 싸움의 성패가 달렸다고 보고 사활을 걸 태세다.

열린우리당은 내주 통합추진기구를 띄운 뒤 문희상 의원 등 중진을 중심으로 이들과 접촉에 나설 것으로 전해졌다.

통합모임도 내부적으로 이들과의 개별 회동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고 민생모임을 주도하고 있는 천정배 의원은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등 시민사회 원로들을 두루 면담한 데 이어 내부정비가 이뤄지는 대로 이들과의 만남도 추진할 방침이다.

천 의원은 최근 한 토론회장에서 문 사장과 조우했다.

범여권의 집중적인 시선을 받고 있는 당사자들은 일단 여권과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정운찬 전 총장은 얼마 전 기자들에게 "대통령에 관심 없다.

열린우리당에서 거론되는 게 더 싫다"고 말하는 등 부정적 입장을 보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에 대한 여권의 기대감은 더 커가는 양상이다.

그는 최근 참여정부의 경제정책을 강하게 비판하며 대립각을 세우는가 하면 각계인사와의 만남폭을 넓혀가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문국현 사장은 최근 "열린우리당에 현역 의원들이 많고 나는 정치수업도 받은적이 없다"고 현실정치와 선을 그으면서도 참여 여지는 남겨놓는 모습을 보였다.

문 사장이 진보개혁 세력의 집권을 모색하고 있는 '창조한국 미래구상' 토론회에 참석하는 등 시민·사회단체들과 활발하게 접촉하는 것은 눈여겨 볼 대목이다.

박원순 상임이사는 공개적으로 대선 후보 경선에 나설 뜻이 없음을 몇 차례 밝혔지만,여전히 여권의 잠재적 후보군에 포함돼있다.

최근 산문집을 낸 강금실 전 법무장관도 대선출마 가능성을 부인하지 않는다.

여권 내에서는 "이들이 지금은 정치참여에 소극적이거나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지만 7∼8월쯤 범여권의 결단을 요구받을 경우 대선전에 전격 참여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재창 기자 lee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