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성장을 향하여 2007' 보고서를 통해 생산성 향상을 가로막는 각종 규제로 인해 한국이 선진국과의 소득 격차를 줄이지 못했다고 진단했다.

한국과 관련한 각종 지표를 비교 분석한 결과,창업에 필요한 총 비용과 소요 자본 및 행정 절차 등이 OECD 국가 평균보다 매우 높아 지속적인 성장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는 것이다.

또 해외 직접투자(FDI) 유입액도 적어 국내 경쟁을 제한하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OECD는 평가했다.


OECD는 한국이 규제개혁위원회 활동을 통해 7900개의 규제 가운데 1000개를 개혁하는 등 어느 정도 성과를 냈지만 신규 창업을 가로막는 진입장벽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비제조업 분야에서 창업에 대한 규제가 심각하다고 분석했다.

외국인의 직접 투자를 가로막는 장벽도 제거해야 하며 통신과 전기 분야에서 외국인 소유를 제한하는 법률도 완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농업 보조금 문제도 주요 권고사항 가운데 하나로 포함됐다.

보고서는 한국의 경우 농민에게 지급하는 보조금이 OECD의 두 배 수준에 달하기 때문에 잉여 자원이 생산성이 낮은 분야로 투입되는 문제를 야기했다고 비판했다.

한국에서 시장 가격을 정부가 직접 통제하는 관행이 사라지고 쌀 수매제도 폐지,외국 농산물의 수입규제 완화 등이 시행됐으나 전반적인 보조금 수준은 아직도 다른 선진국에 비해 여전히 높다는 것이다.



농업 및 농지 보유에 대한 규제를 철폐해 대형 농업 전문 기업을 만들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해야 하며 보조금을 줄여 농민들의 자발적인 구조조정과 생산성 향상을 유도해야 한다고 OECD는 설명했다.

에너지 산업 분야에 대해서도 경쟁 촉진 정책을 마련하라고 보고서는 권고했다.

공기업이 전기와 가스 사업을 담당하고 있어 효율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지지 않고 있으며 복잡한 관세 구조는 간접적인 보조금 지원과 같은 효과를 낸다는 게 OECD의 지적이다.

발전부문 민영화 같은 정책이 취해지긴 했지만 더 효과적인 경쟁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서는 독립적인 송전회사 설립과 에너지 가격 결정의 자율성 확대 등이 이뤄져야 한다고 보고서는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와 함께 연구소와 기업,대학,정부간 연계와 협력을 대폭 강화해 혁신적인 연구성과를 내도록 유도해야 하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또 교육기관의 경쟁을 유도하고 각종 교육 규제를 완화해야 양질의 노동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견해도 제기됐다.

여성 노동인력을 활용하기 위해서는 민간 보육시설을 늘리고 보육시설 운영 업체에 자율권을 대폭 확대하는 한편 일정수준 이상 보육비를 받지 못하도록 한 규제도 풀어야 한다고 보고서는 주장했다.

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