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형펀드 수탁액이 2000년 이후 7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16일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채권형펀드 수탁액은 47조827억원(14일 기준)으로 지난해 6월의 전저점이 8개월 만에 깨졌다.

유출 속도도 빠르다.

지난해 12월 이후 불과 2개월여 만에 5조원 넘게 빠져나갔다.

카드 위기나 SK분식회계 사태 때도 지켜졌던 수탁액 50조원이 무너진 뒤에도 자금 이탈이 멈추지 않고 있어 이 추세라면 역대 최저치 밑으로 줄어들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현재 채권형펀드 규모는 최저치인 2000년 7월의 42조2704억원보다 5조원 정도 많은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작년 4분기 이후 채권 값이 하락(금리 상승)하는 추세인 데다 해외펀드 ELS(주가연계증권) 등 대안 투자상품도 많아져 채권형펀드가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손경수 동양투신운용 채권본부장은 "대안상품을 좇아 투자자들의 자산 배분이 새롭게 짜여지고 있는 상황이라 전통적인 투자상품인 채권형펀드의 설자리가 점점 좁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김세윤 대한투신운용 펀드매니저는 "장기자금은 5%대 수익을 주는 은행 특판예금 등으로 빠지고 단기자금은 자산관리계좌(CMA)나 RP(환매조건부채권)로 이동하고 있어 채권형펀드 자금의 추가 유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백광엽 기자 kecore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