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가 이달 들어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면서 코스피지수 1440선에 올랐다.

지지부진했던 1월과 달라진 모습이다.

미국 다우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해외에서 불어오는 '훈풍'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지만 IT(정보기술) 등 주요 업종의 실적개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등 펀더멘털 측면에선 여전히 부담이 남아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설 연휴 이후 증시를 끌어올릴 만한 요인은 찾기 힘들어 당분간 쉬어가는 장세가 펼쳐질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2분기 이후부터 상승장이 예상되는 만큼 조정기를 저가 매수 기회로 삼으라고 조언했다.


◆쉬어가는 장은 매수 기회로

증시 전략가들은 설 이후에 박스권 등락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증시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중국 대만 증시가 춘절(설) 휴장에 들어가는 데다 시장을 이끌 만한 큰 변수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승우 신영증권 연구위원은 "설 이후 증시는 수급장의 양상을 띨 가능성이 크다"며 "외국인 매수와 펀드 환매 압력의 강도에 따라 등락폭이 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홍성국 대우증권 상무도 "설 이후 장은 답답한 펀더멘털 속에 수급이나 투자심리가 개선되는 상황으로 요약할 수 있다"며 "큰 폭의 등락을 보이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IT주의 기업이익 전망이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되는 등 기업실적의 '1분기 저점 및 2분기 회복'에 대한 신뢰가 낮아지고 있는 게 부담이다.

그렇지만 글로벌 증시 상승이나 외국인의 순매수 기조는 투자심리를 살려주고 있다는 설명이다.

홍 상무는 "전고점을 뚫고 강하게 오르기보다는 살짝 뚫고 조정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며 "본격적 상승은 오는 4월께 경기 저점을 확인한 이후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길게 보고 조정을 이용한 매수 전략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홍 상무는 "종목별 차별화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커 업황이 개선되고 있는 중소형주를 주목하라"며 "설 이후에도 실적 발표를 안 한 기업은 실적이 크게 나빠진 기업일 가능성이 커 조심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설 연휴 주요 변수로는 오는 20~21일 열리는 일본 금융정책위원회가 눈길을 끈다.

일본 금리가 인상될 경우 국내에 유입된 엔화 자금이 유출돼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외국인의 금융주에 대한 순매수 지속 여부도 눈여겨봐야 할 대목이다.

◆일본과 선진국 펀드에 주목

일부 신흥국가 증시가 올 들어 조정을 받고 있다.

한국펀드평가에 따르면 해외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중국 역외펀드의 올 평균 수익률은 -1.21%로 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반면 글로벌(2.69%) 북미(2.12%) 등에 투자하는 펀드들은 플러스 수익을 올리고 있다.

펀드별로 최근 1개월 수익률을 보면 글로벌 상품과 일본 펀드들이 선전하고 있다.

글로벌 펀드로는 'G&W글로벌베스트셀렉션해외재간접1'(7.93%) '대한글로벌에셋셀렉션해외재간접1A'(7.73%),일본 상품 중 '푸르덴셜일본주식&리츠재간접1A'(7.94%) '탑스재팬재간접1'(5.60%)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이계웅 굿모닝신한증권 펀드리서치팀장은 "특정 지역 펀드의 수익률이 좋다고 해서 위험을 고려하지 않고 유행처럼 따라가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며 "펀드 투자도 철저하게 포트폴리오 차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해영·서정환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