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에서 최고 재무책임자(CFO)를 한시적으로 고용하는 기업이 늘고 있다.

사베인스-옥슬리법 제정 이후 늘어난 회계처리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서다.

지난해 일시적으로 CFO를 고용한 기업은 사베인스-옥슬리법이 제정된 2002년에 비해 6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가 전문기관을 인용,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올해는 '한시적 CFO'에 대한 수요가 10%가량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시적 CFO란 계속해서 회사에서 근무하는 게 아니라 채무재조정이나 인수·합병(M&A),회계처리의 법규일치 여부 확인 등의 업무를 위해서 일정 기간 한시적으로 회사에 고용된 사람을 말한다.

CFO의 역할은 같지만 재직 기간이 일시적이라는 점이 다르다.

엄연한 회사의 임원이라는 점에서 특정 사안에 대해 자문 역할에 그치는 컨설턴트와 구분된다.

일종의 'CFO 임대(렌트)'라고 보면 된다.

한시적 CFO가 처음 선보인 것은 15년 전인 1990년 초다.

벤처기업들이 초기에 사업모델을 짜고 외부 자금을 조달하기 위해 CFO를 한시적으로 쓰기 시작했다.

그뒤 사베인스-옥슬리법이 제정된 2002년 이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한층 강화된 금융 및 회계규정을 맞추려다 보니 관련 비용은 늘어난 반면 전문가는 부족했다.

그러다 보니 일시적으로 CFO를 쓰는 기업이 늘고 있다.

이에 따라 지금은 공익재단과 비상장기업은 물론 상장기업들도 한시적 CFO를 선호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기업들이 선호하는 CFO는 500대 기업 등 대기업에서 15년 이상의 경험을 가진 사람이다.

이들에게는 보통 시간당 125~300달러가 주어진다.

정규 CFO를 고용할 때 소요되는 부대비용을 감안하면 훨씬 싸다는 게 기업들의 설명이다.

한시적 CFO를 좋아하는 사람도 느는 추세다.

평소엔 자신만의 사업을 할 수 있는 데다 여러 다른 기업을 접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이다.

또 비용절감 등의 성과가 뚜렷할 경우엔 성과급도 받을 수 있다.

최근에는 한시적 CFO를 공급하는 전문업체도 생겼다.

'CFO 렌트시대'를 위한 'CFO 복덕방'인 셈이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