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연휴는 경영구상을 가다듬는 시간.'

삼성 현대차 LG SK 등 주요 그룹 총수들은 올해 설 연휴 동안 국내에 머물며 '밀린 숙제'를 푸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

평소 바쁜 일정 때문에 소화하지 못했던 경영현안을 정리하는 동시에 차분한 마음으로 그룹의 미래를 그리는 시간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경영 복귀'를 선언한 박용성 전 두산 회장 등 일부 그룹 총수들은 해외 현장경영에 나서는 등 평소보다 더 바쁜 설 연휴를 보낼 계획이다.

16일 재계에 따르면 이건희 삼성 회장은 17일 노무현 대통령 주재로 청와대에서 열리는 평창동계올림픽 IOC(국제올림픽조직위원회) 실사단 초청 만찬에 참석하며 설 연휴를 맞는다.

이 회장은 설날인 18일과 19일에는 서울 한남동 자택에 머물며 올해 새로 내건 경영화두인 '창조경영'의 세부 방안을 다듬을 계획이다.

구본무 LG그룹 회장도 한남동 자택에서 설을 맞이한다.

구 회장은 경제·경영 서적을 탐독하고,올해 화두인 '고객가치 경영'의 성과창출 방안을 점검할 계획이다.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과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이번 설 연휴를 해외사업을 점검하는 시간으로 활용키로 했다.

정 회장은 연휴기간 동안 글로벌 업체들의 각축장으로 변한 인도 시장 수성 전략을 가다듬은 뒤 연휴 직후 인도공장을 직접 방문할 계획이다.

최 회장 역시 설 연휴가 끝난 뒤 미국 사업장을 둘러볼 예정이다.

최 회장은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6일 울산 SK공장을 찾아 설 연휴에도 쉬지 못하는 생산직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오는 23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연임 승인이 확실시되고 있는 이구택 포스코 회장은 설 연휴 기간 중 상당 시간을 정기 임원 인사 구도를 짜는 데 할애할 것으로 알려졌다.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각각 M&A(인수·합병) 구상과 해외사업 확대 방안 등을 찾는 데 골몰할 전망이다.

이 밖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조석래 효성그룹 회장,김준기 동부그룹 회장 등도 설 연휴 기간 동안 국내에 머물며 경영구상에 잠길 것으로 알려졌다.

대다수 총수들이 이번 설 연휴를 '정중동(靜中動)'의 시간으로 삼은 데 반해 일부 그룹 총수들은 평소보다 더 바쁜 설을 계획하고 있다.

최근 두산중공업 등기이사와 이사회 의장을 맡겠다고 선언한 박용성 전 회장에겐 설 연휴가 없다.

연휴 첫날인 17일에는 IOC 위원 자격으로 청와대 행사에 참석하는 등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 지원활동을 편 뒤 18일 중동으로 떠나 두산중공업 영업활동 지원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상열ㆍ오상헌ㆍ장창민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