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인생] '욱' 하는 우리아이… 혹시 ADHD? 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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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인생] '욱' 하는 우리아이… 혹시 ADHD? 우울증?
주부 김모씨(45)는 요즘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중학교 2학년생인 외아들이 컴퓨터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는 수업시간에 교실을 돌아다니고 친구들과 자주 싸워 늘 '산만하고 또래와 어울리지 못한다'는 가정통신문을 받아오던 아이였다.
중학생이 되면서 얌전해지는 듯했지만 이내 컴퓨터에 빠져들었다. 인터넷 중독에 걸린 게 아닐까 싶어 불안하지만 섣불리 제지도 못한다.
"간섭하지 말라"며 욕설을 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남편에게 말해 컴퓨터를 안방으로 옮겼다 부자간에 난투극 비슷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아들은 이제 방문까지 걸어 잠근다.
공부는 못해도 착했던 아들이 꼭 생면부지의 사람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정신과 진단을 받아보려 하지만 남의 눈이 두렵다.
정신질환을 앓은 아이라고 손가락질 받을까봐….나아지겠지 하며 속만 끓이고 있다.
자녀들의 폭력을 동반한 반항과 인터넷 중독 등으로 속상해 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거칠게 반항하는 아이와 방어적으로 말리는 부모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의 20% 이상이 인터넷 중독인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가 조사한 '폭력을 동반한 청소년의 반항과 품행 장애' 사례도 2000년 1324명에서 2006년 3166명으로 137%나 늘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조사에서도 초등학생의 26%가 참을성 부족,쉽게 화를 내는 등의 행동 문제로 부모와 교사의 애를 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런 소아정신 문제의 뿌리가 주로 한두 가지 정신질환에서 비롯된다는 전문가들의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인터넷 중독으로 내원한 30명의 청소년을 분석한 결과 모두가 '정서·행동 문제'를 갖고 있었다.
인터넷 중독 이면에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ㆍ18명)와 소아우울증(14명) 등이 숨어 있었다.
이 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황준원 교수는 "인터넷 중독이나 폭력적 반항 같은 문제를 증상 자체만 갖고 실랑이해서는 해결이 안 된다"며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ADHD는 호기심이 많고 부산하게 움직이며 주의가 산만하고 자극에 대한 반응을 억제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ADHD 질환을 갖고 있는 어린이는 이 때문에 학습능력이 낮고 야단을 맞아 우울증과 좌절감에 빠지고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
충동성이 강한 ADHD 아동은 자극적인 '인터넷'에 쉽게 빠져들고 '욱'하는 성격에 싸우거나 대들고 말대꾸하는 게 습관화한다.
소아우울증 역시 폭력과 인터넷·TV 중독의 원인 질환이다.
매사 의욕과 동기가 부족한데 보다 뭔가 솔깃하고 자극적인 것을 찾다 보니 인터넷 중독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우울함 외에도 과민하고 짜증스러운 기분이 동반되므로 공격적 행동,투정의 일상화,불손함,등교 거부 등 반항적 행동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소아청소년 정신 문제는 잘못된 교육 탓이 아니라 뇌의 기능적 문제라는 게 의학계의 견해다.
즉 중추신경계 내 주의력을 관장하는 부위에서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특정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가 적게 이뤄지면 ADHD나 소아우울증이 유발된다.
김의정 이화여대 목동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이들 질환을 늦게 발견하면 문제 행동이 더 두드러지고 깊은 분노와 좌절이 쌓여 2차적 정신과 합병증이 유발되므로 조기 치료가 최선"이라며 "약물·상담 치료와 함께 부모 교사 등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가족·면담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정신 문제는 아주 어릴 때부터 소인을 가지게 되므로 출생 직후부터 부모가 소아의 행동과 정서발달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ADHD 검사는 6세·9세·12세에,소아우울증 검사는 9세·12세가 적기다.
평소 문제가 발생하면 가급적 빨리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
병원의 소아청소년정신과,지역 정신보건센터의 전문의 또는 상담전문가를 찾거나 ADHD 관련 웹사이트(http://www.adhd.or.kr) 등을 활용하면 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
중학교 2학년생인 외아들이 컴퓨터에만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초등학교 때는 수업시간에 교실을 돌아다니고 친구들과 자주 싸워 늘 '산만하고 또래와 어울리지 못한다'는 가정통신문을 받아오던 아이였다.
중학생이 되면서 얌전해지는 듯했지만 이내 컴퓨터에 빠져들었다. 인터넷 중독에 걸린 게 아닐까 싶어 불안하지만 섣불리 제지도 못한다.
"간섭하지 말라"며 욕설을 하고 물건을 집어 던지면서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기 때문이다.
얼마 전 남편에게 말해 컴퓨터를 안방으로 옮겼다 부자간에 난투극 비슷한 상황까지 벌어졌다.
아들은 이제 방문까지 걸어 잠근다.
공부는 못해도 착했던 아들이 꼭 생면부지의 사람처럼 멀게만 느껴진다.
정신과 진단을 받아보려 하지만 남의 눈이 두렵다.
정신질환을 앓은 아이라고 손가락질 받을까봐….나아지겠지 하며 속만 끓이고 있다.
자녀들의 폭력을 동반한 반항과 인터넷 중독 등으로 속상해 하는 부모들이 늘고 있다.
거칠게 반항하는 아이와 방어적으로 말리는 부모가 연일 매스컴에 오르내리고 있다.
정보통신윤리위원회의 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의 20% 이상이 인터넷 중독인 것으로 추정됐다.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가 조사한 '폭력을 동반한 청소년의 반항과 품행 장애' 사례도 2000년 1324명에서 2006년 3166명으로 137%나 늘었다.
지난해 보건복지부 조사에서도 초등학생의 26%가 참을성 부족,쉽게 화를 내는 등의 행동 문제로 부모와 교사의 애를 끓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이런 소아정신 문제의 뿌리가 주로 한두 가지 정신질환에서 비롯된다는 전문가들의 연구가 잇따르고 있다.
서울대병원이 인터넷 중독으로 내원한 30명의 청소년을 분석한 결과 모두가 '정서·행동 문제'를 갖고 있었다.
인터넷 중독 이면에는 주의력 결핍 과잉 행동장애(ADHDㆍ18명)와 소아우울증(14명) 등이 숨어 있었다.
이 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황준원 교수는 "인터넷 중독이나 폭력적 반항 같은 문제를 증상 자체만 갖고 실랑이해서는 해결이 안 된다"며 "증상을 일으키는 원인 질환을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ADHD는 호기심이 많고 부산하게 움직이며 주의가 산만하고 자극에 대한 반응을 억제하지 못하는 질환이다.
ADHD 질환을 갖고 있는 어린이는 이 때문에 학습능력이 낮고 야단을 맞아 우울증과 좌절감에 빠지고 반항적인 태도를 보인다.
충동성이 강한 ADHD 아동은 자극적인 '인터넷'에 쉽게 빠져들고 '욱'하는 성격에 싸우거나 대들고 말대꾸하는 게 습관화한다.
소아우울증 역시 폭력과 인터넷·TV 중독의 원인 질환이다.
매사 의욕과 동기가 부족한데 보다 뭔가 솔깃하고 자극적인 것을 찾다 보니 인터넷 중독에 빠지기 쉬운 것이다.
우울함 외에도 과민하고 짜증스러운 기분이 동반되므로 공격적 행동,투정의 일상화,불손함,등교 거부 등 반항적 행동이 흔하게 나타난다.
이 같은 소아청소년 정신 문제는 잘못된 교육 탓이 아니라 뇌의 기능적 문제라는 게 의학계의 견해다.
즉 중추신경계 내 주의력을 관장하는 부위에서 도파민이나 노르에피네프린과 같은 특정 신경전달 물질의 분비가 적게 이뤄지면 ADHD나 소아우울증이 유발된다.
김의정 이화여대 목동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는 "이들 질환을 늦게 발견하면 문제 행동이 더 두드러지고 깊은 분노와 좌절이 쌓여 2차적 정신과 합병증이 유발되므로 조기 치료가 최선"이라며 "약물·상담 치료와 함께 부모 교사 등 주변 사람들의 이해와 공감을 바탕으로 한 가족·면담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소아청소년 정신 문제는 아주 어릴 때부터 소인을 가지게 되므로 출생 직후부터 부모가 소아의 행동과 정서발달 상태를 지켜봐야 한다.
ADHD 검사는 6세·9세·12세에,소아우울증 검사는 9세·12세가 적기다.
평소 문제가 발생하면 가급적 빨리 대응하는 게 바람직하다.
병원의 소아청소년정신과,지역 정신보건센터의 전문의 또는 상담전문가를 찾거나 ADHD 관련 웹사이트(http://www.adhd.or.kr) 등을 활용하면 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