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창구 대기시간 줄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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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객 대기시간을 최대한 줄여라.'
은행들이 단순 입.출금만 전담하는 창구를 신설하는 방식으로 고객의 창구 대기시간을 줄이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단순 업무를 보기 위해 지점 창구를 찾는 고객들이 보험 및 펀드 잠재 고객이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창구 고객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일환으로 풀이할 수 있다.
한때 은행들은 수익기여도가 낮은 고객의 창구 이용을 줄이는 대신 인터넷 뱅킹 및 자동화기기 사용을 유도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대기시간을 늘리는 전략을 펼쳐 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인터넷뱅킹 등 비창구거래가 자리를 잡아감에 따라 창구 이용 고객의 편의를 높이려는 쪽으로 지점 고객서비스 전략이 바뀌고 있는 것이다. 은행 내부적으로는 오는 7월 비정규직 법안 시행에 따른 인력배치 고민도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나은행은 19일 신속한 업무처리를 원하는 고객의 대기시간을 단축하고 상담고객에게는 보다 집중적인 창구 마케팅을 펼치기 위해 '빠른 창구'를 신설키로 했다고 밝혔다. 그동안 하나은행 영업점은 단순업무 처리 중심의 '높은 창구'와 상담위주의 '낮은 창구'로 구분돼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는 높은 창구의 직원들도 금융상품 등에 대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추고 사실상 '원스톱'으로 업무를 처리해왔다.
이번에 신설되는 빠른 창구는 입.출금 공과금납부 통장정리 동전교환 등의 명백한 단순업무만 처리하게 된다. 하나은행은 이를 위해 연내 연령 학력 등에 제한없이 전업주부를 대상으로 '빠른창구 담당' 은행원 500여명을 공채하기로 했다. 우선 200명을 뽑기로 하고 3월5일까지 인터넷홈페이지(www.hanabank.com)를 통해 원서접수를 받는다.
신한은행은 고객의 대기시간을 50% 이상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단축 6시그마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대기시간 중 고객의 서류준비 등을 도와주는 '블루데스크' 설치와 평소엔 '빠른 창구'로 운영되지만 상담 등으로 고객의 업무처리 시간이 길어질 경우 이를 전담해 처리하는 '가변형 상담창구' 설치 확대 등이 핵심 내용이다. 고객의 대기 시간을 줄이기 위해 마련된 블루데스크에서는 대기고객을 대상으로 간단한 상담,신분증 확인,복사 등의 1차 업무를 처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신한은행은 상반기 중 10~20개 점포를 대상으로 블루데스크를 시범 적용한 뒤 올 하반기 전 영업점을 대상으로 확대시행할 예정이다.
국민은행은 작년 9월부터 입.출금,분실 및 재발행,신규.해지.상담업무를 분리해 처리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고객은 방문 목적별로 구분된 대기 번호표를 뽑아서 기다리다가 해당창구에서 업무를 보게 된다. 국민은행은 또 고객이 집중되는 시간대의 창구혼잡을 해결하기 위해 피크타임 텔러 등 계약직원 신규채용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외환위기가 타진된 뒤 은행들이 비용 절감 차원에서 창구 인력을 줄이기 위해 소액 계좌 고객에 대한 서비스를 소홀히 한 측면이 있었지만 요즘엔 교차판매가 중시되고 은행마다 차별화된 서비스 경쟁을 하다보니 모든 고객층에 대한 만족을 강조하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