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 업종별·종목별 차별화 장세가 전개되면서 그룹별 시가총액에서도 지각변동이 일고 있다.

LG그룹이 비주력사 선전에다 전자그룹군마저 반등하면서 8개월 만에 그룹 시가총액 2위를 탈환했다.

19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LG그룹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 상장 17개사의 시가총액 합계는 지난 16일 39조4275억원에 달했다.

작년 말 36조6064억원보다 2조8211억원(7.7%) 증가했다.


현대차가 제자리걸음하고 있는 것을 빼면 5대 그룹 중 유일하게 시가총액이 늘었다.

그러면서 작년 6월 SK에 의해 3위로 물러난 설움을 딛고 8개월 만에 그룹 시가총액 2위 자리를 되찾았다.

LG그룹의 선전은 비주력 계열사에서 시작됐다.

LG석유화학과 LG텔레콤은 제품 가격 강세와 향후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으로 시가총액이 올 들어 각각 38.3% 17.5% 급증했다.

최근에는 전자그룹군마저 반등에 성공하며 LG필립스LCD LG전자도 시가총액이 각각 9.2% 8.0% 증가했다.

10대 그룹 내 1위를 확고히 유지하고 있는 삼성그룹의 시가총액은 136조574억원으로 작년 말 139조5863억원보다 3조5289억원(2.5%) 감소했다.

SK그룹 시가총액도 37조3553억원으로 작년 말 39조8922억원보다 2조5369억원(6.4%) 줄었다.

SK텔레콤이 '어닝 쇼크' 실적을 내놓은 데다 SK네트웍스도 코스피200종목에서 제외될 것이라는 우려로 1조9378억원(21.3%)이나 줄었다.

현대차그룹은 36조5074억원으로 지난해 말 36조4456억원과 비슷했으며,롯데그룹은 17조9609억원으로 작년 말 18조6673억원보다 3.8% 줄었다.

시가총액 증가율에서는 현대중공업그룹이 단연 돋보였다.

현대중공업그룹은 14조6480억원으로 작년 말 11조9560억원보다 2조6920억원(22.5%)이나 급증했다.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가 지난해 4분기 '깜짝 실적'을 내놓은 데다 올 실적 전망까지 밝은 덕이다.

두산그룹 시가총액(10조6881억원)은 1.2% 줄었으나 나머지 GS그룹(8조738억원) 한진그룹(5조3356억원) 한화그룹(4조4968억원) 등은 4% 이상 각각 증가했다.

증권선물거래소 관계자는 "IT(전기전자)·자동차 약세와 유화·조선 강세라는 업종 분위기가 10대 그룹 시가총액 변화에 그대로 드러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