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 부진에 허덕이는 다른 지역과 달리 미 뉴욕시의 주택경기는 활황을 보이고 있다.

약 250만달러에 달하는 집이 매물로 나온지 하루 만에 팔릴 정도다.

지난 1월 중 뉴욕지역의 주택 매매건수는 전년 동월에 비해 19.4%,매매가격은 14.4% 각각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뉴욕타임스가 감정평가사인 밀러 사무엘의 자료를 인용해 20일 보도했다.

특히 작년까지 부진을 면치 못하던 원룸 아파트의 매매건수도 13.7% 증가했다.

뉴욕 3대 부동산회사인 코코란 그룹은 지난 1월 중 13억달러의 계약을 성사시켜 작년 1월에 비해 53% 늘었다.

뉴욕시의 집값은 2004년과 2005년엔 각각 20% 안팎 올랐으나 전국적인 주택경기 침체에 따라 작년엔 상승률이 6%로 둔화됐었다.

다른 지역의 주택경기가 아직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뉴욕시의 부동산이 과열되고 있는 것은 지역경기가 견조한 데다 작년 말 월가에 풀린 보너스가 주로 부동산시장에 유입되고 있으며 9·11테러 이후 움츠러들었던 뉴욕시민들의 부동산 투자 의지가 한꺼번에 폭발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분석했다.

여기에 작년 하반기부터 대규모로 공급되고 있는 수백만달러짜리 고급 아파트도 수요를 끌어당기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러다보니 맨해튼에 원룸 아파트가 나오자마자 이를 보기 위해 100여명이 다녀가는 등 수요가 넘치고 있다.

브루클린에 나온 247만5000달러짜리 타운하우스는 주인이 내놓은 가격에서 한푼도 깎이지 않은 채 하루 만에 팔렸다.

이런 현상은 원룸 아파트는 물론 타운하우스 아파트 단독주택 등 가격과 규모에 관계없이 나타나고 있다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전문가들은 "작년 하반기부터 뉴욕시 주택경기가 살아나고 있다"며 "테러 위협이 변수가 되겠지만 이런 현상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오는 6월 말 끝나는 뉴욕시의 올 회계연도 재정흑자는 39억달러로 예상보다 20억달러 증가할 전망이다.

이에 힘입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지난달 10억달러의 세금을 깎아주겠다는 감세 계획까지 발표했다.

뉴욕은 지금 부동산 열기에 싸여 있다.

뉴욕=하영춘 특파원 ha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