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부한농동부일렉트로닉스 주가가 급락하면서 양사 합병 계획이 복병을 만났다.

20일 동부한농은 1150원(5.88%) 하락한 1만8400원에 마감했다.

동부일렉트로닉스도 200원(9.52%) 내린 1900원에 장을 마치면서 설 연휴 전인 16일 합병 공시일 상승분을 모두 까먹었다.

양사 간 합병으로 인한 재무 부담에다 주주 가치하락 우려가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날 주가 급락으로 양사 주가는 공개매수가 아래로 떨어졌다.

공개매수가는 동부한농이 1만8836원,동부일렉트로닉스가 1957원이다.

동부한농은 김준기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들이 지분 74.72%를 보유,주식매수청구 물량은 최대 20% 남짓에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동부일렉트로닉스는 동부건설을 포함한 특수관계인 지분이 32.3%에 불과,나머지 주주들이 대거 주식매수 청구에 나설 경우 합병비용이 눈덩이처럼 불어날 수 있다.

합병 후 기업 실적 개선을 기대한 중장기 투자가 아니라면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시점(3월29일~4월18일)까지 동부일렉트로닉스 주가가 공개매수가를 밑돌 경우 주식매수청구 비용은 최대 3500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계약서상 합병계약 주주총회 승인 후 양사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주식이 각각 발행주식의 20%를 초과할 경우 합병기일(5월1일) 전 계약을 해제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동부일렉트로닉스 주주 20%가 주식매수청구권을 행사하면 비용은 1040억원에 달한다.

합병비용이 이를 초과하면 합병을 포기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한 전문가는 "동부그룹이 합병 성사를 위해 동부일렉트로닉스에 대한 적극적인 주가 부양에 나설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