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가 추진 중인 지주회사 전환이 공동 창업주주들의 반대에 부딪쳐 성사가 불투명해졌다.

한주흥산과 귀뚜라미보일러 대한제분 등 SBS 창업 당시부터 참여한 대다수 주주들이 이달 말 열릴 주주총회에서 SBS 지주회사 전환에 반대하는 쪽으로 의결권을 공동 행사키로 했기 때문이다.

한주흥산과 특수관계인 28명은 20일 '경영참가' 목적으로 SBS 주식 1006만2191주(38.59%)를 보유하고 있다고 금융감독원에 신고했다.

이는 현 대주주인 태영 지분율(30.0%)을 넘는 것이다.

대표 자격으로 보고한 한주흥산측은 보유목적에 대해 이달 28일 SBS의 주총을 앞두고 회사분할 등에 대해 공동 대응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번 공동 의결권 행사를 결의한 곳은 한주흥산과 귀뚜라미보일러 외에 대한제분 일진전기 전주방송 남성 한미약품 등 법인 주주들과 개인투자자 등 모두 28명이다.

한주흥산은 3.7%를,귀뚜라미홈시스와 귀뚜라미보일러는 각각 6.35%,4.50%를 보유 중이다.

귀뚜라미홈시스와 특수관계인 9인은 이날 SBS 지분 보유목적을 '단순투자'에서 '경영참가'로 변경하면서 대표 보고자도 한주흥산으로 바꿨다.

한주흥산 이준희 상무는 "SBS가 지주회사와 사업 자회사로 분할되면 SBS 영업외 수지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줘 기존 소액주주의 지분 가치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주주총회에서 공동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상무는 "한주흥산이 대표 보고자가 된 건 SBS 소액주주 모임의 대표이기 때문"이라며 "현재 확보한 지분만으로도 주총에서 안건이 부결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이번 주총 안건에 상정된 회사분할 안건은 주주총회 참석주주 3분의 2 이상의 찬성과,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 찬성 조건을 동시에 만족시켜야 하는 특별결의 사항이어서 태영측이 상당 규모의 우호지분을 확보하지 못하면 이 안건의 주총 통과가 난항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SBS는 지난해 12월 지주회사 체제 전환방침을 정했으며 투자만 전담하는 지주회사 성격의 SBS홀딩스를 별도로 설립하고 방송부문은 SBS로 존속시키기로 했다.

한편 SBS 관계자는 "일부 주주들이 지주사 전환에 따른 기업가치 향상이나 주가 상승보다는 SBS에 대한 영향력 확보를 더 중시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28일 주총에서 지주사 추진에 따른 기업분할 안건에 대해 의결권을 어떤 방향으로 행사할지 불투명하다"고 밝혔다.

정종태·서정환 기자 jtchung@hankyung.com